"코로나19 이후 양극화 더 심화…국가가 모두 해결 못해"
"사회적 기구 필요한 상황에서 필란트로피가 해법 될 것"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겸 국립산림치유원 원장은 코로나 블루 문제는 국가가 모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민간영역에서 일정부분 담당해야 할 상황이고, 바로 필란트로피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공=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겸 국립산림치유원 원장은 코로나 블루 문제는 국가가 모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민간영역에서 일정부분 담당해야 할 상황이고, 바로 필란트로피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공=아침편지문화재단)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이지만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간영역에서 일정부분 책임져야 할 상황인데, 바로 필란트로피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겸 국립산림치유원 원장의 얘기다. 아침편지문화재단은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회장 이순남 전 이화여대 의료원장)와 공동으로 8주간의 일정으로 '필란트로피 캐피털 캠페인 워크숍'을 온·오프인으로 오는 25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고 이사장은 "필란트로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고, 이번에 진행하는 워크숍은 필란트로피를 위해 필요한 투자자와 기금을 모으는 일과 관련된 다양한 공부를 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지금 시대상황이 필란트로피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의 사전적 의미는 박애, 인류애를 뜻하며, 그리스어로 친구를 뜻하는 필로(philo)에서 유래한다. 인류에 대한 사랑 또는 지역사회를 돌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나은 삶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은 민간영역에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필란트로피 운동을 통해 사회적 기구도 만드는 등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고 이사장의 주장이다.

고 이사장으로부터 필란트로피 캐피털 캠페인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 동기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필란트로피 캐피털 캠페인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필란트로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고, 이번에 진행하는 필란트로피 캠페인 워크숍은 필란트로피를 위해 필요한 투자자와 기금을 모으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처음이 중요한데, 이번 워크숍도 필란트로피 확산을 위한 첫 문이 될 것이다. 캐피털 캠페인은 한 마디로 모금 캠페인이다. 때문에 워크숍의 주요 커리큘럼은 모금하는 방식이나 모금의 필요성에 따른 기술, 명분, 디자인 등이 다뤄질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대체로 대학총장(학장)이나 병원장, 종교지도자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  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필요한 투자자를 모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필란트로피는 광의의 기부문화이자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연결고리"

△ 필란트로피라는 단어가 생소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기부문화'라고 정의해도 되나?

=기부를 단순하게 보면 일차적으로 물질(돈을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부는 의외로 광범위하다. 각자가 갖고 있는 경험, 그 사람이 살아온 족적, 꿈, 재능, 생각 등도 기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훌륭한 아이디어나 영감은 있는데, 돈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에게는 돈이 필요한 것이다. 반대로 돈은 있는데, 아이디어가 없는 분들도 있다. 이 같은 분들이 서로 만나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필란트로피는 바로 이런 분들을 위한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필란트로피가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고 사각지대도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국가가 이 부분을 모두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일부는 필란트로피의 목적성을 갖는 민간부문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필연적으로 있게 마련이다.

"필란트로피 통해 코로나 블루 극복 가능…기부문화도 다시 되살려야"

예를 들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분들은 병원을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이 필요하다.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분들을 위해 안정적인 재정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구가 필요한데, 바로 필란트로피 활성화를 통해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란트로피의 존재 이유가 더 부각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와 양기대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 고도원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주최로 지난 6월 열린 '코로나 블루 극복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 고도원 이사장.

또 한 가지는 미르재단 사태 등을 겪으면서 우리사회에서 기부활동이 많이 위축됐다는 점이다. 기부문화가 흔들리면 사회구조가 취약해지고 발전도 어려워진다. 필란트로피를 통해 흔들리는 기부문화가 다시 살아나고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도 이번 워크숍 취지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 필란트로피 캐피탈 캠페인 워크숍이 종료된 이후,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필란트로피 캐피탈 워크숍은 이전에도 대학총장들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했었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이번에 온라인으로 확대, 발전시킨 것이다. 워크숍을 통해 많은 미래의 필란트로피스트들이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디자인하고 연구한 것을 발표·공유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영리사업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보트플러스텐(Vote+10)' 프로그램을 8월 중 운영할 계획이다.  보트플러스텐은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필란트로피 운동인데, 쉽게 얘기하면 정치지도자 발굴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의 리더로 증장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우리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가 됐다고 본다. 그리고 10월이 되면 산림치유원 원장 임기가 끝나게 된다. 그 때부터는 좀 더 '자유로운 몸'이 되어 본격적인 필란트로피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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