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명예 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요구는 멈출 수 없다

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준비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다만 회견에서 직접 말한 내용은 주로 윤미향씨에 대한 배신감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비판이었기에 언론은 윤미향씨와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비판 위주로 보도했다. 

 할머니는 기자회견문이 따로 있으므로 회견문 내용을 굳이 말하지 않은 것이고 회견문에 없는 느낌이나 생각을 덧붙여 말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데 덧붙여 말한 것을 주로 보도하면서 할머니의 기본적인 입장을 오해할 수 있도록 했다. 수양딸이라는 분은 기자회견 후에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본질이 빠져 버리니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기자회견문을 썼다고 밝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양딸이 염려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할머니가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내용이 기자회견문에 있음에도 이것을 중요하게 보도하지 않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보도 태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일이든 누구든 일하는 과정에서 잘못한 것이 있다면, 사실을 밝혀야 하고 고쳐야 하며 그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며 윤미향씨나 정의기억연대도 마찬가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92) 할머니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석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있다. (사진 : 이용수 할머니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92) 할머니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참석해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있다. (사진 : 이용수 할머니측)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진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은 일본의 부인과 국내 친일파 잔재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이 역사적 범죄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것은 정의기억연대에의 노력에 의한 것이고 이것을 부인할 수 없다.

 1990년 37개 여성단체의 결의로 발족한 정대협은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제의 야만적인 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이래 세계적인 여성인권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수요집회’, ‘평화의 소녀상’ 설치, ‘세계일본군위안부기림일’ 제정 등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이 운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하며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절대로 멈춰서는 안된다.

 윤미향씨나 정의기억연대가 일하는 과정에서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가 말한 것처럼 ‘피해자 명예 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요구는 멈출 수 없으며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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