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칼럼] 갑질 횡포 배달앱시장, 완전 독점화 '가당키나 한가?'
[통일로 칼럼] 갑질 횡포 배달앱시장, 완전 독점화 '가당키나 한가?'
  • 이호연 선임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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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서비스 이슈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배달앱 서비스 시장에서 파란이 일고 있다. 배달앱 서비스 국내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의 대주주인 독일 기업 ‘딜리버리 히어로(DH)’가 국내 1위 기업인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배달의 민족’ 기업가치를 40억 달러로 평가하고 지분 87%를 인수한다는 것이다.

날로 늘어나는 1~2인 가구에 먹거리를 배달하는 거대 플랫폼의 독점에 대한 우려는 눈덩이처럼 커져간다. 배달의 민족의 M&A 추진과정에서 우아한 형제와 딜리버리히어로는 시장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들은 독점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가상의 경쟁업체로 쿠팡을 등장시켰다. 노 재팬 운동 등의 국민감정을 교묘하게 이용해 배달앱 해외 매각의 구실을 삼은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우아한 형제의 의도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시장은 배달앱 플랫폼 독점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후유증과 폐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소상공인들은 수수료 인상 등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와 라이더들의 처우가 점점 더 열악해 질 것이라는 불만도 일고 있다. 배달앱 서비스 플랫폼 공룡기업들의 담합은 불공정 거래를 유발, 결국은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일제히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인수합병 계약을 무효화 시켜야 한다는 의견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고, 국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압박하고 있다.

국내 대표 먹거리 배달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하나로 합별될 경우 상상 그 이상의 파괴력을 불러올 전망이다.
국내 대표 먹거리 배달앱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하나로 합별될 경우 상상 그 이상의 파괴력을 불러올 전망이다.

플랫폼 서비스와 관련해 혁신성장이라는 가치와 포용적 성장이라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따져보기로 하자.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시장경제’ 담론

포용적 성장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5대 핵심 국가 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불행, 불안, 불평등, 불신 및 지속가능성 의문 등의 부정적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당위적인 처방책으로 제시된 것이다. 고속 압축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적 현상을 바로 잡기 위함이었다.

사회적 시장경제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치경제학적 담론이고, 소득배분이나 재산권 등에서 나타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헌법 정신을 바탕으로 민법상의 재산권법이나 사법상의 계약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회사법 개정 등을 통해 게임의 법칙(Rules of Game)을 공정하게 하고, 게임 운영의 결과물로 귀속되는 소득 배분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보겠다는 것이다.

‘타다’ 서비스의 실질적 금지 결정도 이런 배경 속에서 경제적 약자인 택시 종사자 측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계와 벤처업계에서는 ‘혁신성장’이라는 가치가 훼손돼, 규제 만능주의의 시장질서가 산업이나 국가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회적 시장경제, 헌법적 가치와 부합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제2항에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른 바 경제민주화에 대한 선언적 규정으로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담론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와 배달통과 합병을 결정, 공정위가 심사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와 배달통과의 합병을 결정, 공정위가 심사에 들어갔다.

대한민국 헌법 제23조 제2항에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고, 제3항에는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른 바 조정 보상의 원칙(The Principle of Compensation)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이는 경제 활동과 정책 변화 과정에서 이득을 본 쪽은 피해를 입은 쪽에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에서 이런 취지로 판결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종도 공항 건설과 관련해 조개나 낙지 등을 채취해 생업을 이어갔던 어민들에게 국가가 행정적 손실 보상을 한 사례다. FTA 체결 등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쌀 직불금 등을 통한 보상도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헌법 학자들은 헌법 제23조 제3항은 정당한 보상을 전제로 하여 재산권의 수용 등에 관한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 수용 등의 주체를 국가 등의 공적 기관에 한정하여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 등과 관련해 개발당사자도 세입자 또는 상가임차인 등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타다’ 서비스의 실질적 금지 결정도 헌법적 가치와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진일보하는 플랫폼 서비스 시장

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 됐고, 전자상거래가 여러 방면으로 진화를 거듭한 결과 플랫폼 서비스가 탄생했다.

플랫폼 서비스는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성립할 수 있도록 기술적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직접 판매하는 경우를 통신 판매업자로, 입점 사업자들에게 거래의 장의 만들어 주는 경우를 통신판매 중개업자로 구분하고 있다.

서비스 형태에 따라 카테고리 별로 구분하면, 오픈마켓사업자, 소셜커머스사업자, O2O사업자, 종합쇼핑몰 사업자, 포털사업자 및 홈쇼핑 사업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타다서비스와 배달앱 서비스는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사업자 카테고리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플랫폼 서비스 시장의 특수성

미국의 경우, 금년 온라인 거래금액은 전체 소매판매 금액의 16%에 달하고 있고, 2026년에는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년에 문을 닫은 소매판매업체수는 1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약 2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온라인 시장 거래금액은 112조에 달하고 있고, 성장세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가파르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 수퍼마켓을 비롯한 골목상권, 그리고, 전통시장 등이 엄청난 타격을 입어 대규모 줄도산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상당수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나라가 처한 다음과 같은 특수한 환경 때문에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한 산업의 재편속도와 일자리 감소속도는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무섭다. 일자리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플랫폼 서비스 규제와 관련해 선진국에서 벤치마킹할 선험적 사례는 없다.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선도적으로 제도를 마련해야 할 처지다. 입법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

1~2인 가구 증가세 무섭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의 주요 내용에 대한 정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주거정책ㆍ사회복지정책 등 기존 4인 가구 기준이었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실정인데,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종합패키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43개월째 최저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른 인구 자연증가분(출생아-사망자)은 128명, 자연증가율은 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추계에 따르면 총 가구 수는 2017년(1957만 가구)부터 줄곧 늘다 2040년(2265만 가구)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해 2047년엔 2230만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가구 수는 부침을 겪지만, 평균 가구원 수는 2017년 2.48명에서 2047년 2.03명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눈여겨 볼 대목은 1인 가구의 증가추세다. 1인 가구란 비혼(非婚) 가구와 배우자 사망 등으로 혼자 사는 가구를 의미한다. 금년도 1인 가구 비중은 28.5%였다. 그런데 2047년엔 1인 가구 비중이 37.3%로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47년엔 모든 시ㆍ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추세는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화와 주거밀집, 극심한 일자리 부족

우리나라의 주거형태는 다른 나라들보다 더 도심권에 인구가 집중돼 있고, 아파트 등에 밀집해 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신속배달을 위한 도로 등의 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어, 현관 앞 배달(Door to Door) 관행이 보편화돼 있다. 심지어 당일 배송서비스까지 가능한 환경이다.

또한, IMF 경제위기 때 나타난 아웃소싱 현상이 심화돼 정규직이 아닌 특수한 고용형태가 많다. 극심한 일자리 부족 현상과 대기업의 인건비 절감을 위한 대책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대표적인 형태가 배달앱 라이더이다. 이들은 근로자도 아니고 자영업자도 아닌 회색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라이더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적은 보수에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먹고살기 위해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플랫폼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되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강국이다. 유선 인터넷이나 모바일 이용 환경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전자상거래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퍼스트무버 또는 얼리 어댑터 현상도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대체로 옷이나 신발 등 구매할 때 상품을 보고, 촉감 등을 확인한 후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리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공격적 구매 환경과 사뭇 다르다.

인터넷 강국에 플랫폼시장은 불공정 천국

오프라인 대규모 유통업자에 대한 규제는 비교적 촘촘한 편으로, 상품대금 감액의 금지, 상품판매대금의 지급 관련 규제,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 판매촉진비용의 부담전가 금지, 상품의 반품 금지, 경영정보 제공 요구 금지,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 금지,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 매장 설비비용의 보상, 불이익 제공행위의 금지, 보복조치의 금지 등의 규제를 가하고 있다.

배달앱의 완전 독점화는 소비자와 자영 소상공인, 그리고 배달기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달앱의 완전 독점화는 소비자와 자영 소상공인, 그리고 배달기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달리 온라인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규제는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엉성한 실정이다.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규정도 허술하고, 전자상거래소비자 보호법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지행위만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다.

오프라인 음식점 사업자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원산지 표시 규제 등도 배달앱 시장에서는 느슨하다. 통신판매 중계사업자라는 핑계로 처벌을 피해 나갈 수 있다.

이런 불균형은 해소돼야 한다.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 대한 특별법 제정 등의 대대적인 입법 작업이 절실한 이유이다. 소비자보호, 개인정보 보호, 공정거래 질서 확립 등이 두루 고려돼야 할 것이다. 특수관계인을 통해 위장 계열사 등을 차리고, 불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약탈적 서비스 관행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배달앱 독점 시 파괴력은 상상 그 이상

공공 서비스(public service)란 전기, 수도, 가스, 통신 서비스 등 공중의 일상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서비스를 말한다.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고 독점적 성격을 지니는 사업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경영을 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 민영화 돼 상당 부분의 공공 서비스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을 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는 서비스 상품이나 요금 수준 등이 정부로부터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다. 사기업 영역에서는 이윤 극대화 논리가 적용될 수 있지만, 공공 서비스 요금은 적정보수(Fair return)를 추구해야 한다. 요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가 없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입점 또는 판매 수수료 항목이나 수준을 수시로 변경해 입점 사업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것도 심각하지만, 과도하게 수수료를 징구하는 것도 시정돼야 할 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과 2, 3위인 ‘요기요’, ‘배달통’ 사용자는 1,110만 명으로, 국내 배달앱 사용자의 98.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는 오프라인 사업자와는 달리 소비자 정보와 공급자 정보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시장 지배력까지 갖추게 된다면 그 위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점은 논리적으로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서울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카드 수수료 절감을 위해 ‘제로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수 중소상공인들의 과도한 수수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급결제서비스를 준 공공서비스로 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카드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시점에 이런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오래 전에 제로페이 서비스를 시작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는 고도의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부가 가진 다양한 인프라와 결합된다면, 낮은 수수료에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M&A를 허용하게 될 경우, 음식 배달시장은 사실상 완전 독점상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실질적 독과점 환경 속에서 참여자의 공유와 상생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비자 보호도 마찬가지다. 이번 국내 배달 플랫폼 서비스 시장의 인수합병에 공정위는 ‘불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을 내야 마땅할 것이다.

더불어 배달앱 서비스 사업자들의 심각한 갑질 횡포에 대한 일대 수술과 함께 대안 마련도 절실하다. 차제에 중소벤처기업부나 지자체는 하루라도 빨리 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 줄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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