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인편으로 친서를 전달했다고 CN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제100차 미농업연맹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동안 표류해왔던 북미 간 대화가 이달 하순 실무협상 재개를 시작으로 다시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첫 대좌를 한 뒤 올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 재해제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이들 북미 정상은 지난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올해 어느 시점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대화 의향'을 표명, 이달 내 실무협상 재개가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실무협상 재개를 시작으로 연내 북미 정상 간 3차 핵 담판 성사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어느 시점엔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틀림없이 그들은 만나기를 원한다. 그들은 만나고 싶어한다"며 "나는 그것이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켜보자"며 '김정은'이라고 말한 뒤 "나는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올해 어느 시점엔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기꺼이 다시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제안하면서 새 계산법을 요구한 데 대한 질문에 "지켜보려고 한다"고 즉답을 피한 채 "나는 북한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아마 들어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나는 이란이 만나기를 원하고 중국이 협상을 타결하길 원한다는 걸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며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이 '9월 하순 대화용의'를 밝힌 데 대해 "나는 늘 만남은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11일 "볼턴이 북한을 향해 리비아 모델(선(先) 핵 폐기-후(後) 보상)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고 말해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에 분명한 체제보장 메시지를 던지며 대북 유화 제스처를 다시 한번 보냈다.

앞서 북한 외무성 최 제1부상은 한국시간으로 9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볼턴 전 보좌관의 축출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가 가속화, 연내 3차 정상회담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실무협상에서 일정한 성과 없이 3차 핵 담판에 나서는 데 대한 부담도 적지 않는 만큼, 실무협상의 결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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