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소속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불거진 뒤 닷새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의혹이 제기된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 시키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지만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도박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김인 사장이 직접 나서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도박 의혹과 관련 향후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을 시 적극 협조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구단은 의혹을 받는 선수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한 종편을 통해 "삼성의 주축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정확히 닷새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그 동안 삼성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현장에서 조금 더 많은 얘기가 오가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삼성 선수 2명이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의 출입국기록과 계좌추적, 통신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다는 후속 보도가 나온 뒤에도 삼성 측은 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삼성 측의 태도에 여론이 들끓자 이날 단장 등 구단 고위 책임자가 연루 의혹이 제기된 선수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선수단은 이날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자체청백전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이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시리즈 출전을 제외시키는 쪽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혐의 선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인 사장은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결정된 사안이 없어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는 어렵다"며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 있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한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박에 연루된 선수가 누구인지는 25일 한국시리즈 출전 선수 명단이 확정돼야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주축 선수가 부상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엔트리에서 제외된다면 해당 선수가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임을 알 수 있다.

최종 엔트리 확정까지는 아직 5일이나 남았다. 누가 연루됐는지에 대한 논란은 그때까지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최초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제기된 뒤 삼성의 태도는 과연 의혹 해소와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케 했다. 수 일이 지나 발표한 공식 입장도 팬들의 성화에 못이겨 급조한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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