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3)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두 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갈망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추신수는 15일(한국시간) 토론토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2015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2연승 뒤 2연패한 추신수와 토론토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팀의 올 시즌 모든 것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추신수는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2루 주자를 3루에 보내는 진루타가 됐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리는데 징검다리를 놨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지난 2013년 신시내티 시절 피츠버그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홈런 이후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2호 홈런이다.

팀이 2-2 동점을 허용한 뒤 맞은 7회초 주자를 3루에 두고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볼을 걸러낸 추신수는 타자석 라인 안쪽에서 방망이를 바로 세우고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포수 러셀 마틴이 다음 투구를 위해 투수에게 던진 공이 추신수의 왼손을 맞고 굴절되면서 3루쪽으로 흘렀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오도어가 재빠르게 홈으로 들어왔다. 주심은 곧바로 노플레이를 선언했지만 텍사스 제프 베니스터 감독이 항의했다. 심판진 합의 판정 결과 인플레이를 선언하며 오도어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번에는 토론토 존 기븐스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마틴의 실책으로 기록되며 텍사스가 행운의 득점을 올렸다. 흥분한 토론토 팬들이 각종 오물을 투척하며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후 추신수는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추신수의 타석 때 결승점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텍사스의 손을 들어줄 용의가 없었다. 텍사스에 곧바로 믿기 힘든 불운이 찾아왔다.

7회말 토론토 공격 때 텍사스 내야진의 3연속 실책이 나오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텍사스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가 선두 타자 마틴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더듬었다. 케빈 필라의 타구를 잡은 1루수 미치 모어랜드의 부정확한 송구를 앤드루스가 2루에서 잡지 못했다. 이어 라이언 고인스의 3루 방면 희생 번트를 재빠르게 잡아 3루에 뿌린 아드리안 벨트레의 송구 역시 앤드루수가 떨어뜨렸다. 모두 직간접적으로 앤드루스가 관여한 실책이었다.

신의 장난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또 다시 로저스센터는 들끓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텍사스 선발 콜 해멀스는 벤 르비어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다. 이후 베니스터 감독은 해멀스를 내리고 샘 다이슨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이슨은 아웃카운트 한 개와 동점 득점을 맞바꾸며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막는 듯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텍사스의 손을 들어줄 용의가 없었다. 토론토의 강타자 바티스타가 다이슨의 3구째를 그대로 퍼올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3-6으로 순식간에 경기는 뒤집어졌다.

텍사스는 남은 이닝 끝까지 추격 의지를 꺾지 않았지만 다시금 승기를 가져오지 못하며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으로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2015시즌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추신수와 텍사스 모두 한편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추신수는 최악의 슬럼프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팀도 지구 최하위권 머물렀다. 잠깐 반등의 시기도 있었지만 전반기 내내 부진은 이어졌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예의 추신수로 돌아왔고, 팀도 서서히 살아났다. 지난 9월에는 메이저리그 역대급 한 달을 보내기도 했다. 팀도 지구 선두까지 치고 올라서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먹튀 논란'으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시즌 마지막에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며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비록 그 끝은 깊은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했지만 분명한 것은 추신수와 텍사스 모두에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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