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시대다. 기업간 경쟁에서 기업 생태계간 경쟁으로 경쟁의 양상이 급속도로 확장된 21세기 경제대전. 협력업체와의 기술을 매개로 한 윈-윈 관계 맺기 즉 '상생경영'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7주년을 맞아 상생경영을 적극 펼치며 포용성장을 기반으로 초일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국내외 대표기업의 상생경영에 대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미덕으로서가 아닌 '경영전략'으로서의 상생경영의 토대, 발전모델, 구체적인 전략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SK는 사회적 가치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자고 선언한 뒤 구체적 실천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과 우리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 이 길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변화에 발맞춰 바꿔야 할 가치가 있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데, 사회적 가치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이자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은 SK가 창출하는 가치 중 사회적 가치의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수차례 공언했고, 이를 경영철학으로 실천하고 있는 재계의 선도 인물로 꼽힌다. 최태원 회장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SK의 경영철학을 설파하고 있다면, SK그룹은 그 일환으로 주력 계열사들을 통해 협력사, 파트너사와의 상생경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SK 울산Complex에서 노사합의에 따라 임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출연하고 회사 매칭해 만든 재원 일부를 협력사 상생기금으로 마련해 전달하는 등 협력사 상생문화 조성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임직원 기본급 1% 기부를 통해 조성된 ‘1% 행복나눔기금 47억 2000만 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23억 6000만 원을 협력사에 전달했다.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을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사와도 적극 공유한 것이다.

당시 상생기금은 SK이노베이션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기본급 1%로 조성되는 23억 6000만 원과 회사가 매칭그랜트로 내놓은 23억 6000만 원을 더한 총 47억 2000만 원의 절반인 23억 6000만 원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 66개 협력사 임직원 4400여 명에게 전달됐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지난 1월 28일 SK울산 CLX 하모니홀에서 개최한 ‘2019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 전달식’에서 협력사 구성원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지난 1월 28일 SK울산 CLX 하모니홀에서 개최한 ‘2019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 전달식’에서 협력사 구성원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앞서 SK이노베이션 노사(勞使)는 지난 2017년 9월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을 통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기본급 1%에 회사가 같은 금액 만큼을 더해 마련된 ‘1% 행복나눔기금’ 중 절반을 협력사 임직원을 위해 사용키로 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ICT 강자’로 성장하기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와 진솔하게 소통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데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New ICT 사업 추진 방향과 동반성장 계획을 공유하는 ‘New ICT 콜라보데이’를 개최해 주목받았다.  ADT캡스, 11번가 등 SK ICT 패밀리사의 각 사업부문 대표 임원과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사 등 상생협력사와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근 6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SK텔레콤은 New ICT 사업 추진 방향으로 ▲고객 신뢰회복과 5G BM발굴을 통한 이동통신(MNO) 사업 목표 ▲5G 킬러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사업 로드맵 ▲물리 ∙ 정보보안에서 양자암호통신까지 아우르는 통합 보안 사업 계획 등을 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해 파트너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컨설팅과 교육도 강화하는 중이다.

SK텔레콤과 협력사 관계자가 2019 New 콜라보데이 행사에 참석해 상생협력 의지를 다지고 있다.
SK텔레콤과 협력사 관계자가 '2019 New 콜라보데이 행사'에 참석해 상생협력 의지를 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3차 협력사들과 상생을 위해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동반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상생협력팀’을 설립한 이후 협력사에 금융지원, 기술지원, 경영지원 등 3대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와 실질적인 동반성장을 추진 중이다.

금융지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협력사의 운영 및 기술개발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동반성장펀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는 2·3차 협력사를 위한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신설해 기존 1차 협력사 위주 지원에서 2·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했으며, 협력사간 현금결제를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현금결제지원펀드’를 신설하기도 했다.

현금결제지원펀드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나아가 2차 협력사가 3차 협력사에게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무이자로 대출을 지원하는 펀드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11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이전했고 22개 사에는 특허 관리능력 향상을 위해 SK하이닉스 및 외부 전문인력을 지원해 컨설팅을 시행한 바 있다. 같은 기간에 SK하이닉스가 제작한 미세 패턴 웨이퍼 2250장을 협력사에 개발시료로 제공해 중소 장비업체의 기술개발능력 향상을 지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교육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협력사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협력사들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월 오픈한 ‘공유인프라 포털’을 통해 무상 혹은 시중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장비를 활용한 웨이퍼 분석·측정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상생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면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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