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새해 첫 일출을 감상하고 있다. 

'돼지' 옛부터 부(富)와 복(福)의 상징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집집마다 돼지를 길렀고 어쩌다 돼지꿈을 꾸면 재수 좋은 꿈을 꾸었다고 기뻐했다. 특히 장사하는 사람들은 돼지가 새끼들을 품에 안고 젖을 빨리는 사진을 걸어놓고 일이 잘 되기를 빌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부터 돼지를 부(富)와 복(福)의 상징으로, 돼지꿈을 재운(財運)과 행운(幸運)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돼지해를 맞으면서 행운과 재운이 따르기를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돼지는 기후 풍토에 대한 적응력이 강해 전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조상인 멧돼지 때부터 후각이 매우 발달돼 있어 사료, 사육자, 새끼, 대소변 등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고고 자료와 문헌에 따르면 인간에 의한 돼지의 사육은 약 2000년여전부터 사육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돼지우리 주변은 항상 습하고 더러운데 이것은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못해 체내의 모든 수분이 소변으로 배설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배설장소를 따로 만들어 주면 배설물이 있는 곳의 냄새를 맞고 그 장소에서만 배설하며, 누울곳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습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돼지우리는 지저분한 것의 대명사로 여기고 있지만 실은 소나 닭보다도 더 깨끗한 동물이다. 

돼지는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祭物)임과 동시에 국도(國都)를 정해주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전해진다. 즉 돼지는 예언자, 길잡이 구실을 하여 명당(明堂)을 점지해 주거나, 왕의 후사(後嗣)를 낳아줄 왕비를 알려주고, 왕을 위기에서 모면하게 해준 것으로 전해온다. 

한국인이 갖는 동물꿈 가운데 돼지는 용(龍)과 더불어 최상의 길조(吉兆)로 꼽힌다. 돼지꿈과 용꿈은 쌍벽을 이루며 돼지꿈은 부(富)의 상징이다. 꿈풀이 책에서 돼지는 ‘재물, 횡재, 소식, 벼슬, 복권당첨, 명예를 상징한다’고 적고 있다.

돼지에 관한 설화는 여러 가지 전해지고 있는데 특히 ‘업돼지’이야기에서는 돼지가 길상으로 재산이나 복의 근원인 ‘업’, 집안에 수호신(守護神) 또는 재물신(財物神)으로 인식했다. 대표적인 이야기는 전라도 지방에서 채록된 ‘업돼지’ 얘기다.

“어느 날 주인의 눈에만 보이는 돼지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다. 10년만에 그 집안은 천석 갑부가 되고, 주인은 벼슬도 높아졌다. 그러다가 어느 날 돼지가 새끼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버렸다. 주인은 곧 망할 것이라 탄식하고 있는데, 돼지들은 엽총꾼들을 유인해와 하룻밤을 묵게 했다. 마침 그 날 밤에 들어닥친 떼강도들을 엽총꾼들이 물리쳐 그 집안의 재물을 보호할 수 있었다.” 

돼지는 지신과 풍요의 기원, 돼지꿈, 업돼지 등에서 길상으로 재산이나 복의 근원, 집안의 재물신을 상징한다. 그런가 하면 돼지는 속담에서 대부분 탐욕스럽고, 더럽고, 게으르며, 우둔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다. 즉 돼지는 상서러움과 탐욕스러움의 서로 반대되는 속성을 갖춘, 이른바 모순적 등가성(矛盾的 等價性)을 지니고 있는 십이지의 마지막 열 두 번째 띠동물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0여년 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황금 돼지띠 해’다. 새아침 지난해 못 이룬 소망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황금 돼지’의 꿈과 희망을 우리 모두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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