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표절 의혹에 휩싸인 2020년 도쿄올림픽 엠블럼 사용이 중단될 방침이다.
1일 NHK 보도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사노 겐지로(佐野研二郎)가 디자인한 올림픽 엠블렘의 사용 중단을 확정했다. 조직위는 임시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올림픽 엠블렘은 지난 7월 말 벨기에의 한 극장 로고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벨기에 디자인 업체인 '스튜디오 데비'의 올리비에 도비 대표가 자신이 지난 2013년 제작한 벨기에 동부에 있는 리에쥬 극장의 로고와 도쿄 올림픽 엠블럼이 흡사하다고 주장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쿄 올림픽 엠블럼 사용금지 청구 소송을 지난달 벨기에 법원에 냈다.

이후 사노 디자이너는 올림픽 엠블럼 표절 의혹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표절 의혹이 불거진 지 1달여 동안 사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5일 디자이너 사노는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표절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부인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마키 히데토시(槙英俊) 조직위원회 국장도 "벨기에 디자이너 측의 로고는 상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올림픽 로고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표절 의혹 문제가 불거진 지 한 달여가 지난 1일 조직위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2개의 엠블렘 사용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엠블럼 사용 중단 소식에,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는 "(도쿄 올림픽 엠블럼과 벨기에 극장 로고는)내가 봐도 비슷하다"며 "신용에 관한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사노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싶다. 배반당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엠블렘의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사노 디자이너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노 디자이너의 사무실은 NHK에 "사노씨와 홍보담당자가 부재 중이라 코멘트할 수 없다"며 "오늘 중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쿄 올림픽 엠블럼은 벨기에 극장 로고뿐 아니라 스페인 디자인 설계사무소의 작품과도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도쿄 올림픽 로고와 거의 흡사한 이 로고는 검정색 글자와 붉은 원, 모서리가 둥글려진 흰색 직사각형 등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1년 스페인 디자인 설계 사무소인 '헤이 스튜디오'가 동일본대지진 후에 기부금을 모금하는 인터넷상의 활동에 참가해 발표된 로고다. 그러나 '헤이 스튜디오'의 담당자는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과의 취재에서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 엠블럼에 영감을 준 것이라면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인 조치 등을 취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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