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당신은 더는 희망과 용기, 영원한 인권 상징이 아닙니다"

미얀마의 민주화의 상징으로 노벨상 등 세계 각종 인권상을 수상한 미얀마 국가 지도자, 아웅산 수치(73)가 국제엠네스티로부터 '양심대사상' 수상을 박탈당했다.
미얀마의 민주화의 상징으로 노벨상 등 세계 각종 인권상을 수상한 미얀마 국가 지도자, 아웅산 수치(73)가 국제엠네스티로부터 '양심대사상' 수상을 박탈당했다.

[스트레이트뉴스=고우현 기자] 미얀마의 민주화의 상징으로 노벨상 등 세계 각종 인권상을 수상한 미얀마 국가 지도자, 아웅산 수치(73)가 국제엠네스티로부터 '양심대사상' 수상을 박탈당했다.

13일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는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에게 수여한 최고 권위의 인권상인 ‘양심대사상(Ambassador of Conscience Award)’을 지난 11일 박탈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민주화를 주도한 그는 노벨평화상과 유네스코인권상, 광주인권상, 엠네스티 양심대사상 등을 받았으나 미얀마 내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등에 대한 미얀마군의 탄압과 학살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난이 받아왔다.

아웅산 수치는 지난 2016년 4월 미얀마 정부의 실질적인 지도자가 됐으나 미얀마 정부는 다수의 인권침해 행위를 사주하거나 고착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에게 서한을 보내 아웅산 수치가 자신의 정치적, 도덕적 권위를 미얀마의 인권과 정의와 평등 수호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실망을 표하고, 그가 미얀마군의 잔혹행위와 날로 늘어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에 철저히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양심대사상의 박탈했다고 알렸다.

미얀마 독재 폭력에 맞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민주화운동과 인권활동을 이끈 아웅산 수치는 2009년 가택연금상태에서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2012년 양심대사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국네 앰네스티에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관심을 잃지 말고, 미얀마가 희망과 역사가 어우러진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국제앰네스티 제공]

나이두 총장은 "우리는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영원한 인권 수호의 상징이 아니라는 사실에 깊이 실망하고 있습니다"며"국제앰네스티는 당신이 양심대사상 수상자로서 자격을 유지하는 것에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 이에 침통한 마음으로 당신의 양심대사상 수상을 박탈합니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아웅산 수치와 그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가 라킨 주에서 로힝야를 대상으로 자행된 미얀마군의 잔혹행위에 대해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은 점을 지속 비판해왔다.

라킨 주의 로힝야 사람들은 수년 전부터 극단적 인종차별정책에 버금가는 격리와 차별적인 제도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로힝야에 대한 폭력적인 군사작전이 감행되면서, 미얀마군은 수천 명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강간하고, 남성들을 구금 및 고문했으며, 수백 개의 가옥과 마을을 불태웠다. 72만 명 이상의 로힝야 사람들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떠났다. 이와 관련, 유엔 보고서는 미얀마군의 고위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대량학살 범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아웅산 수치와 그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는 군부의 인권침해 의혹을 묵살, 경시하거나 부인하고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방해하는 등 책임 추궁으로부터 군을 감싸왔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를 “테러리스트”로 명명하고, 자기 집을 스스로 불태운 것이라 비난하며 그들의 피해를 “가짜 강간”이라고 매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로힝야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 중이다. 그동안 미얀마 국영 언론에서는 로힝야를 '혐오스러운 인간 벼룩'이자 뽑아내야 할 '가시'에 빗대며 선동적이고 비인간적인 기사를 게재해왔다.

미얀마 독재 폭력에 맞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민주화운동과 인권활동을 이끈 아웅산 수치는 2009년 가택연금상태에서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2012년 양심대사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국네 앰네스티에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관심을 잃지 말고, 미얀마가 희망과 역사가 어우러진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국제앰네스티 제공]
미얀마 독재 폭력에 맞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민주화운동과 인권활동을 이끈 아웅산 수치는 2009년 가택연금상태에서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2012년 양심대사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국네 앰네스티에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관심을 잃지 말고, 미얀마가 희망과 역사가 어우러진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국제앰네스티 제공]

국제앰네스티는 또 미얀마 인권 사각지대인 카친 주와 북부 샨 주의 인권상황을 환기시켰다. 아웅산 수치는 군부의 이지역에 대한 인권침해와 전쟁범죄에 대해 규탄이나 처벌 등을 요구하지 않고 침묵해왔다.

아웅산 수치는 그의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민주화운동 및 인권활동을 인정받아 2009년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사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당시 그는 가택연금 상태였고, 정확히 8년 전인 지난 11일 오늘 자유의 몸이 됐다.2012년 마침내 양심대사상을 수상했을 때, 아웅산 수치는 국제앰네스티에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관심을 잃지 말고, 미얀마가 희망과 역사가 어우러진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국제앰네스티는 그날 아웅산 수치가 했던 요청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로부터 절대 눈을 떼지 않는 이유”라면서 “아웅산 수치의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미얀마의 정의와 인권을 위해 계속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인권 운동가들은 아웅산 수지의 노벨평화상(1991년 수상)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스웨덴의 노벨재단은 그의 행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노벨상을 박탈하는 않을 것이라는 공식 입장은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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