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관련 2심 공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신 회장은 8개월 만에 풀려나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뇌물 혐의 관련 2심 공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신 회장은 8개월 만에 풀려나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함으로써 7만명을 고용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그룹은 23일 경영 복귀 후 처음으로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그룹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가치를 적극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먼저 첫해인 내년에는 약 12조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사상최대 규모다. 

롯데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지속 투자해 나갈 방침이다.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새로운 성장 기획을 모색할 계획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신시장 진출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는 특히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과 빅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물류 시설 및 시스템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쇼핑몰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식품 부문에서는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감지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국내외 설비 개선도 진행해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다.

화학부문은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지역에 꾸준히 설비를 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회기다. 해외에서도 원료 지역 다변화를 이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는 관광 및 서비스 부문에서는 해외 인수합병(M&A)도 검토할 예정이다.

롯데는 5년간 7만명을 고용한다. 올해에는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며 연말까지 1만2000명 채용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 10% 증가한 1만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후 매년 채용 규모를 차츰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유통부문의 이커머스(e-commerce) 분야에서 많은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처럼 당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석방 이후 8개월간 총수 부재로 멈췄던 경영시계가 재가동되면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창출을 발표할 것이란 예상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국정농단 최순실 뇌물 사건과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대대적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으나 막상 2년전인 2016년 경영혁신안 발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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