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의 능력이나 형편, 상태가 좋아질 때 물오른 봄 나무와 같다고 합니다. 따뜻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물 또한 중력을 거슬러서 뿌리에서 줄기, 가지, 잎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혈액의 양이 충분하고 그 점도가 묽어 순환이 잘 이루어져야 몸이 따뜻해지고, 몸이 따뜻해야 다시 물을 찾게 되며, 마신 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몸속에서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물은 산소와 함께 사람이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의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60∼85%에 이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리 물을 마셔도 몸속에 가두어두지 못하고 빠져나간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섭취한 물이 피부, 호흡, 대소변을 통하여 유실되는 양은 다릅니다. 특히 몸이 찬 사람은 물을 잘 마시지도 않을뿐더러 마셔도 소변을 통하여 유실되는 양이 많고 그 횟수도 잦습니다. 누구나 겨울이 되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이치와 같습니다.

한의학적인 이론에 의하면 신장 방광을 포함한 몸의 아래 부분에서 물을 끓임으로써 수분을 기화하여 온몸을 덥혀줍니다. 그러나 기온이 떨어지거나 몸이 차가워지면 수증기가 액화되어 소변을 많이 생성하게 됩니다. 수면 중에도 외부의 기온이 떨어지고, 몸도 움직이지 않으니 열의 발생이 적고, 심장 또한 최소한의 혈액만을 순환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에 순환혈액량이 부족하여 손발이 차거나, 저리고 쥐가 나며, 어지럽거나, 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소변이 과다하게 생성되어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게 되는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노화에 의하여 몸이 차거나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도 그렇습니다.

그런데다 이러한 사람들이 커피, 녹차, 보이차, 우롱차, 코코아, 초콜릿, 옥수수 수염차, 보리차 등을 마시게 되면 그 안에 들어있는 카페인, 테오필린, 테오브로민 등의 성분에 의하여 소변량이 많아지게 되므로 오히려 마신 물의 양에 비하여 과도한 이뇨작용으로 수분을 몸에 유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위의 증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몸을 움직여 덥혀 줌으로써 물을 찾도록 하고, 마신 물이 몸에 머무를 수 있게 해주어야 하며, 이뇨작용이 있는 음료를 삼가야 합니다. 또한 적당히 염분을 섭취하여 혈액의 삼투압에 의하여 물을 혈관내로 흡수하여 몸의 순환혈액량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운동이나 사우나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린 뒤에 또 다시 이뇨작용이 있는 음료를 마시거나 적당히 염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과도한 탈수에 의하여 오히려 건강을 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물의 섭취량과 소실량과의 밸런스를 항상 염두에 두지 않으면 마시기 싫은 물만 억지로 마셔야 하고, 과도한 소변의 생성은 결국 신장을 혹사시켜 단백뇨, 혈뇨, 신부전을 야기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물을 마실수록 오히려 몸에 부담만 되고 그 부작용에 시달릴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도 무작정 마실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반드시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소화기관이 냉하여 평소에 설사가 잦거나, 자주 체하고, 음식의 섭취량이 적은 사람들은 미지근한 물을 마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화흡수에 필요한 비위(脾胃)의 화력을 상하게 하여 소화장애와 복통을 유발할 수 있고, 잦은 설사에 의하여 치질이나 대장 항문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에도 밥을 말아서 먹는 것보다 밥과 반찬을 충분히 씹어서 넘긴 다음에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이 좋습니다. 말아서 먹게 되면 입안에서 충분히 음식물을 씹지 못하게 되므로 위장이 물리적으로 분해해야할 일이 많아집니다. 마찬가지로 물과 음식이 혼합되면 위장의 소화기능에 부담이 되므로 물은 식간에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쪼록 물만 많이 마셨다고 안심하지 말고 내 몸에서 물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만들어진 상태인지를 잘 점검하여 물오른 봄 나무처럼 최고의 건강상태를 구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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