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종전선언에 큰 이견 없는 듯
북, 비핵화 결단에 따라 종전선언 가능성
뚜렷한 결과 없으면 후속회담에 맡겨질 수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 세부 문안 조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미 3자는 그동안 종전선언문 초안을 각각 작성해 왔다. 최근 남·북·미가 각자 작성한 초안을 상호 교환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종전선언문 초안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한다는 내용과 함께 평화협정 체결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내용 등이 포괄적으로 서술돼 있다는 소식이다.

종전선언의 내용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 수준 의견을 교환했으며, 남·북·미 간에도 내용적으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선언문의 교환과 조율 작업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국 대표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 대표단이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성 김 대사 등 미국대표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판문점에서 북한 대표단과 여섯 차례 이상 실무회담을 가진 바 있다.

관건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실제 이뤄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북미간 협상에서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의 각론이 조율될 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잘 될수도 아닐 수도..."라고 언급한 바 있어, 북한과의 최종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종전선언 발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 사이에서 양측이 얼마나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비핵화에 대해 만족스러운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면 회담 결과에 뒤따르는 일종의 '패키지'로 종전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비핵화 성과가 뚜렷해진다면 12일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13일 남북미 종전선언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 성과가 가시적으로 뚜렷한 내용으로 도출되지 않아 후속회담으로 남겨진다면 종전선언은 6·12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미 정상회담이 '프로세스의 시작'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현재로서는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보다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점을 고려한다면 다음 기회를 타진하는 쪽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전협정 체결일인 다음달 27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과 오는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3자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시간표가 11월 중간 선거에 맞춰져 있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정권 수립 70주년인 오는 9월 9일까지 성과가 필요한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만일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타결 안 된다면 다음 프로세스까지 정치적 보장 차원에서 선언으로써 종전선언에 준하는 대화가 북미 정상 간 오고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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