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채무 약 16억 유로를 갚지 못해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IMF부채를 상환하지 못한 국가가 됐다.

채무자인 그리스와 채권자인 IMF 모두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용어 사용은 피했지만, 사실상 그리스는 디폴트 상태라고 복수의 외신은 전했다.

이에 더해 그리스는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에 채무 34억9000만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러나 추가적 지원 없이는 부채 상환은 불가능하다.

오는 5일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 채권단 개혁안을 수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 국민들에 개혁안을 수용하지 말고 시리자 정부를 다시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테이블로 보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그리스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영국 BBC 방송은 그리스 사태는 4가지 경우 중 하나라고 예측했다.

BBC가 예측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인 IMF나 ECB와의 정치적 협상을 통해 채무를 상환하고 유로존에 잔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는 30일 IMF 채무를 상환하지 못함으로써 이럴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경우는, 그리스 국민들이 국민투표에서 국제채권단 개혁안 수용 여부에 "예"라고 대답하고 유로존에 남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 급진좌파(시리자) 연정을 이끄는 치프라스 총리에게 정치적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퇴하지 않고 그리스 국민의 바람대로 시리자 정부가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을 수용해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해도 다른 18개국 유로존 회원국들은 그리스의 약속을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이 "아니요"를 선택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는 장기간의 불확실성과 위기에 노출된다.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나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화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ECB는 그리스 은행들에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상당한 기간 동안 그리스 은행의 계좌 이용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그리스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화 대신 드라크마화를 사용하겠지만,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폭등하며 이것은 막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킬 것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국민투표에서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제 채권단과 협상을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그리스 화폐는 드라크마화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ECB 고문 변호사는 지난 2009년 "유로존의 회원국 이탈은 법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아무도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추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EU 조약이 바뀔 수도 있으며 몇몇 EU 회원국들은 그리스 유로존 잔류에 대한 국민투표를 벌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