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門) 사태' 26주년을 앞두고 홍콩 시민 수천 명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념 행진을 벌였다.

홍콩 민주화 단체들은 또 오는 4일 톈안먼 사태 26주년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시민 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주도로 3000명(주최측 추산)의 홍콩 시민은 이날 오후 홍콩섬 완차이에서 센트럴중국연락판공실까지 "중국 내 민주주의 쟁취"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시위 주최측이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한 반면 홍콩 경찰 당국은 작년 약 1900명의 절반 수준인 약 920명이 시위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해마다 톈안먼 사태를 기념하고 있지만 작년 12월 좌절한 홍콩 시민의 '우산혁명'의 영향으로 많은 청년들이 시위 행렬에 동참한 것이 눈에 띄였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오는 2017년 있을 홍콩 행정장관 선거 후보를 사실상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제한한 것에 반대해 시작됐던 홍콩 우산 혁명은 79일 간의 도심 점거 시위 끝에 지난해 12월15일 마무리됐었다.

중국 당국이 홍콩의 정치 개혁안과 같은 내정을 통제하고 있고 중국 내 탄압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주최측은 집회 장소를 예전의 홍콩 정부 건물에서 중국 정부 건물로 변경했다.

아울러 시위현장에는 톈안먼 사태 당시 민주 여신상이 우산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 리본과 함께 등장했다. 

한편 최근 중국 정부는 톈안먼 사태에 대해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1980년대 말 중국에서 발생한 정치적 풍파 및 이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중국의 당과 정부는 이미 일찌감치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 동안 이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평가를 요구하는 중국 안팍의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중국 당국은 이 사태를 '반혁명 폭동' 규정, 거론 자체를 금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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