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이어 역대 두 번째 쾌거, 한국 스포츠 외교 탄력 기대

유승민(34)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유승민은 19일 오전 2시(한국시간) IOC가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 결과, 당선 기준인 상위 4위 안에 포함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에 앞서 현지에 입성한 유승민은 선수촌과 경기장을 쉴 새 없이 누비며 선거 운동을 펼친 끝에 쾌거를 일궈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꼽혔지만 풍부한 올림픽 경험과 진정성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선수 위원의 임기는 8년이다. 유승민은 2024년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한다.

유승민은 전날까지 선수촌 식당 맞은 편인 IOC 스페이스에서 진행된 투표에서 1544표를 받아 총 23명 중 2위를 차지했다.

4년 전 1초 오심으로 유명세를 탄 펜싱의 브리타 하이데만(34·독일)이 1603표로 1위에 올랐다. 유승민과는 불과 100표도 차이 나지 않는다.

러시아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34)가 1365표로 유승민의 뒤를 이었고 수영 선수인 다니엘 귀르타(27·헝가리)가 1365표로 막차를 탔다.

투표에는 총 5185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IOC 위원은 국제 스포츠계 원수급 대우를 받는다.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투표는 물론 올림픽 종목 선정 등에 관여할 수 있다.

선수와 IOC의 연계 및 IOC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수를 대변한다. IOC선수경력프로그램(ACP) 전파 등을 통한 선수 교육 및 취업기회 지원, 도핑방지 운동 및 클린스포츠 촉진 위한 활동, 올림픽 운동을 통한 선수 권익 보호 등도 선수 위원의 역할이다.

국내에서 IOC 선수 위원이 나온 것은 문대성(40) 전 태권도 국가대표에 이어 유승민이 두 번째다. 아테네 대회 태권도 금메달 리스트인 문대성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당선돼 8년 간 위원으로 활동했다.

유승민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당시 최고의 선수였던 왕하오(중국)를 넘고 남자 탁구 단식 금메달을 따는 등 총 4차례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 한 개씩을 거머쥔 스타다.

현역 은퇴 후 삼성생명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던져 지난해 1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선수위원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유승민의 당선은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스포츠 외교력 향상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국내 IOC 위원 자격을 갖춘 이는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과 문대성 두 명 뿐이다. 투병 중인 이건희 회장은 직무를 보기가 어렵고 문대성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당장 2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을 IOC 위원없이 치를 뻔 했던 체육계는 유승민의 당선으로 한숨을 돌렸다.

<사진=뉴시스>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탁구 국가대표 출신 유승민이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메인프레스센터(MPC) 내 대한체육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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