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비누마에 천적관계 청산…순간의 방심이 메달색 바꿔

4년 뒤 도쿄올림픽서는 시상대 맨 위에 설 것

세계랭킹 1위 안바울(22·남양주시청)이 생애 첫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금메달 이상의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수확했다.

안바울은 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한국 남자 경량급 간판 안바울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게 금메달을 안겨줄 강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안바울은 32강전과 16강전에서 연속 한판을 따낸 뒤 8강에서도 절반승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안바울의 준결승 상대는 천적 관계인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26)였다. 세계랭킹에서는 안바울(1위)이 에비누마(6위)에 비해 높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열세다. 그 동안 에비누마를 두 차례 상대해 모두 패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로 가는 길에 에비누마의 존재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다. 대표팀 최민호 코치와 함께 에비누마에 대한 연구와 준비를 많이 했다.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배수진을 친 안바울은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연장 승부 끝에 유효승을 거뒀다. 천적 관계를 청산하는 순간이었다. 그것도 가장 큰 대회인 올림픽에서 거둔 승리라 자신감은 배가 됐다.

하지만 준결승전 승리가 결승전에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 금메달이 거의 손에 들어왔다. 안바울은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들 뜬 기분을 누르지 못한 안바울은 자신보다 랭킹이 한참 낮은 상대에게 기술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어이없는 한판패를 당했다.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금메달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큰 충격을 받은 듯 한 참을 망연자실했던 안바울은 "준결승에서 일본 선수를 이겨서 기분이 붕 떠있었다"며 "그것을 스스로 조절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경기에 들어갈 때 집중을 잘 못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각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겨루는 올림픽에서는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순간 메달 색깔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쉬움이 남는 올림픽이지만 주자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날의 경험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안바울은 "이제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한다. 도쿄 올림픽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하고 2년 뒤 아시안게임도 있다"며 "4년 뒤에는 꼭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뉴시스>8일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도 66kg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안바울(왼쪽)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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