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결과 검찰 의혹 사실로 판명나면 ESG등급 하향 중요 사유

“금융회사 ‘신뢰’ 생명”…이사회와 지주회장 사전 인지 확인되면 강등 가능성 커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를 당한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출처=DGB금융지주 홈페이지)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를 당한 DGB금융지주 김태오 회장(출처=DGB금융지주 홈페이지)

지난 10월 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평가한 2021년도 ESG등급에서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던 DGB금융지주가 자회사 DGB대구은행의 캄보디아 법인 설립을 준비 과정에서 현지 공무원에 뇌물 공여를 통한 로비를 시도한 혐의로 김태오 회장 이하 임직원 4명이 대구지검으로부터 불구속기소 당하자 ESG등급 강등 위기에 놓였다.

8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KCGS)은 지난 10월 28일 2021년도 KCGS가 평가 2021년도 ESG등급에서 A+등급을 받은 DGB금융지주에 대해 ESG등급 하향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평가를 담당했던 KCGS 관계자는 “지난 10월 등급 부여 당시 DGB금융지주가 캄보디아 법인 설립 과정에 법률상 의혹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현재도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의혹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바로 등급을 하향하지는 않고,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검찰이 제기한 의혹이 재판 과정에서 명백한 사실로 판명날 경우 공식적인 검토 절차를 통해 등급 하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DGB금융지주 자회사 DGB대구은행은 지난 9월 캄보디아 프놈펜 현지법인 'DGB BANK'를 공식 출범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다만 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현지 부동산을 매입하려다 중개인에게 1200만 달러(약135억 원)중 일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계약사고가 발생했다며 지난 3월 캄보디아 DGB특수은행 부행장 등 현지 직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를 위해 지난 8월 4일 EDG대구은행 본점, 제2본점 글로벌 사업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현지 직원들의 배임행위가 아닌 현지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 담당 공무원에게 줄 뇌물 자금을 만들기 위해 계획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하여 만든 차액을 현지 브로커에게 전달한 정황을 잡고 김태오 회장 이하 임직원 4명을 기소한 상황이다.

KCGS 관계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금번 ESG평가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내부 평가 기준에 따라 공정히 평가했고, DGB금융지주와 DGB은행 사이에 갈등이 있어왔다는 외부 평가와 달리 이사회 실사 결과 문제점 해결과 제도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한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어 A+ 등급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불거진 의혹이 있다고 해서 이를 바로 등급에 반영하지 않으나 검찰의 주장대로 신뢰가 핵심인 금융기관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공무원에 뇌물을 주고 라이선스를 받으려 했고, 이를 이사회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게 사실로 판명되면 ESG 등급 하향의 중요 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KCGS로부터 A+를 받은 회사는 상장사 950개와 비상장 금융회사 55개를 더해 총 1055개사 중 9개사에 불과하다. DGB금융지주를 포함해 A+를 받은 회사는 케이뱅크, 한국SC은행, 신한지주, KB금융,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현대캐피탈, KB국민카드 등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ESG 평가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평가받는 곳”이라며, “평가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면 KCGS에도 치명적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만큼 재판 결과를 면밀하게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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