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 신세계, 유료 멤버십 공식화
유료 멤버십, 소비자 충성도 올리기에 적합 모델
투자 대비 소비자 확보 '락인효과' 실효성이 관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신세계그룹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신세계그룹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 도입을 공식화했다.

유료 멤버십은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소비자의 충성도를 올리고 타 서비스로 유출을 막는 ‘락인 효과’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그러나 투입된 재화가 바로 소비자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신세계의 유료 멤버십 전략이 어떠한 차별성을 띄는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한다.

신세계그룹에서 내놓는 사실상 첫 유료 회원제다. 신세계그룹 산하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계열사와 G마켓, 옥션, W컨셉, 에스아이빌리지 등 온라인 채널 혜택이 결합돼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강희석 대표는 최근 임직원과의 온라인 화상회의 ‘오픈톡(Open Talk)’에서 “내년은 온·오프라인 연계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완성형 에코시스템 구축의 원년”이라며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한 멤버십 서비스 도입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최근 이베이코리아의 모회사 ‘아폴로코리아 유한회사’의 지분 80.01%를 인수했다. 이마트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 5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해 G마켓과 옥션을 품에 안으며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렸다. 이커머스 업계 1위 네이버에 이어 점유율상으로 2위에 올라 쿠팡과 경쟁하고 있다.

이에 SSG닷컴이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의 유료 멤버십인 ‘스마이클럽’과 같은 새로운 유료 멤버십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과 소비자를 신세계그룹 전체로 끌어안기 위해서라도 유료 멤버십은 필요하다.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이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처음으로 합동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이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처음으로 합동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7년 국내 이커머스로는 처음 ‘스마일클럽’이라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원 수 270만명 가량으로 순항하며 이베이코리아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쿠팡, 네이버 등으로 대표되는 유료 멤버십 시장이 이미 만들어진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어떠한 차별성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을지에 주목한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의 유료 멤버십을 신세계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혜택을 낼 것으로 보인다.

초반 안착에 실패해 철수한 사례도 있는 만큼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스타필드, W컨셉, 에스아이빌리지 등 온·오프라인 채널과 야구단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혜택 접목이 가능하다.

실제로 SSG닷컴은 현재 3개월간 구매금액에 따라 회원 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VIP등급에는 신세계백화점 상품 할인과 무료 주차 등 백화점 VIP(레드 등급)에 준하는 혜택도 준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를 인수한 만큼 스마일클럽의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고 실익을 취하는 것은 물론 G마켓·옥션·G9와 접목한 혜택도 검토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와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2015년 7월 출시된 SSG페이는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계열사는 물론 5만여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입자 수는 900만명 수준으로 지난해 SSG닷컴이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서비스를 넘겨받은 만큼 멤버십과의 혜택 접목 가능성이 높다.

쿠팡
쿠팡

최근 출시되는 유료 멤버십이 ‘구독 경제’로 운영되면서 추가 적립과 무료배송 등 쇼핑과 관련한 혜택 외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배달앱과 제휴를 통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 2018년부터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를 시작했다. 달마다 2900원을 내면 무료배송, 무료반품, 즉시 할인 등을 누릴 수 있다. 올해 초부터는 OTT 플랫폼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혜택도 추가됐다.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가입 시 무제한 영화, 쇼핑 포인트·적립금 추가 적립, 웹툰을 볼 수 있는 ‘쿠키’ 등을 제공한다. OTT서비스 ‘티빙’도 무제한 시청할 수 있으며 달마다 4900원을 내야한다.

SK그룹 산하 커머스 플랫폼인 11번가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지난 8월에 유료 멤버십 ‘우주패스’를 선보였다. 11번가 포인트, 제휴된 아마존 해외직구 배송비 무료 혜택이 제공되며 SK텔레콤의 OTT서비스 ‘웨이브’와 제휴를 맺었다.

다만 유료 멤버십 도입이 곧바로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11번가는 지난 2019년에 유료 멤버십 ‘올프라임’을 출시했으나 폐지했다. 위메프가 2019년에 내놨던 ‘특가클럽’도 월 990원의 저렴한 구독료에도 경쟁력 있는 혜택을 내놓지 못하면서 폐지했다.

이는 투입한 비용만큼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대신 지난 8월부터 아마존 직구 무료배송 혜택 등을 제공하는 SK텔레콤의 '우주패스'를 활용하고 있다.

SSG닷컴 회원제가 추가로 가입하거나 경쟁사를 해지하고 옮겨갈 만큼 매력적인 서비스인지가 관건인 셈이다. 이에 쇼핑 혜택 외에도 최근 국내에 진출한 OTT플랫폼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과 서비스를 결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러 유료 멤버십이 시장에 나왔지만 실패한 사례도 많다”면서 “락인 효과가 기대되긴 하지만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마케팅 비용만 지출하고 회원수 확보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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