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사모펀드 4곳 예비입찰 참여
이마트, 점유율 올리기 위해 적극 검토중
롯데, 세븐일레븐 자체 경쟁력 강화 무게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초기흥행에 실패한 분위기다. 한국미니스톱 제공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초기흥행에 실패한 분위기다. 한국미니스톱 제공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이 초기흥행에 실패한 분위기다. 지난 2018년에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 큰 관심을 보였던 롯데가 빠진 대신 신세계와 복수의 사모펀드(PEF)가 미니스톱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서류 접수에 이마트의 자회사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앵커PE, 유니슨캐피탈 등 4~5곳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AEON)그룹 자회사인 일본 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인수전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초기흥행에는 실패했다고 본다. 과거 미니스톱은 지난 2018년에 매물로 나오면서 본입찰까지 진행됐지만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당시 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특히 롯데는 당시에 4000억원대의 금액이라는 제시하면서 인수 막판 테이블까지 갔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에도 IB업계에서는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를 꼽았다. 세븐일레븐은 롯데 계열사이며 이마트24는 신세계 계열사다. 롯데와 신세계가 앞서 2018년 본입찰에서 참여했던 만큼 이번에도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롯데는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3년 전과 현재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으로 본다.

미니스톱은 3년전 매각 철회 후 몸집을 더 키우고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미니스톱이 일본기업이라는 점에서 최근 유통업계를 뒤흔들었던 반일감정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일본 본사의 경영방침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떨어졌다.

이에 한국미니스톱은 지난해 기준 매출 1조 795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143억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돌풍인 PB도시락, 즉석조리식품, 수제맥주 콜라보 등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실적하락으로 인해 IB업계는 한국미니스톱의 몸값을 3년전의 반토막 수준인 20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미니스톱은 편의점 업계 1세대로 현재 2603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점포수가 많을수록 입점업체와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 비용도 낮출 수 있어 미니스톱의 인수로 점포수 불리기가 가능해진다.

이마트24 로고
이마트24 로고

게다가 현재 편의점 업계는 자율규약으로 새로운 점포 출점이 쉽지 않다. 현재 업계 1·2위인 CU와 GS25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점포 수가 1만 4000여개다. 3위인 세븐일레븐은 1만 501개, 이마트24는 5169개다.

다만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 시스템을 택하는 만큼 미니스톱을 인수하더라도 점포수를 온전히 가져가기는 어렵다는 한계는 명확하다. 미니스톱을 인수하더라도 가맹점주들과의 계약은 새롭게 맺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가맹점주들이 미니스톱 인수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와 새롭게 계약을 맺는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이에 편의점 업계 4위인 이마트24는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미니스톱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최근 롯데의 M&A 전략인 무리한 투자보다는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기조에 방점을 찍었다. 점포 당 매출 상승, 좋은 입지 매장 선택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미니스톱 인수전이 이마트24와 앵커PE간 2파전으로 흘러갈 것으로 본다. 최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공격적으로 식품 업계에 투자하고 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최근 투썸플레이스를 칼라일에 1조 원에 매각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마트가 미니스톱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이마트가 미니스톱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경쟁사의 기업정보를 세세히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세계 그룹은 올한해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으로 인해 자금 유동성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이 보유한 2600개의 매장은 흡수만 한다면 매력적인 매물”이라면서도 “가맹사업 특성상 간판 바꾸기가 쉬워 100% 흡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마트 입장에서 경쟁사 정보 확인만 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는 만큼 미니스톱 인수전 완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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