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미크론 유입차단’ 입국자 10일 격리
여행업계, 오미크론 확산에 '예약취소 폭탄'
내년 1~2월 전세기 여행상품 취소 우려 고조

정부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향후 2주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 격리조치를 한다. 사진은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행사 창구.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향후 2주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 격리조치를 한다. 사진은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행사 창구. 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부가 긴급조치 강화에 나섰다. 이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인해 회복된 여행심리가 다시 바닥을 치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16일 밤 12시까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든 해외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10일간 의무적으로 격리된다.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로 지난달부터 해외여행이 조금씩 재개되는 분위기였으나 10일 격리조치 발표 이후 여행사에는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당장 예정된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취소하고 일정을 변경했다.

인터파크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큰 유럽의 경우 당장 이번주와 다음주에 출발하는 상품은 고객 안전을 고려해 일부 취소했다. 11번가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해외항공권 예약 취소율이 직전 2주 대비 1.5배 증가했다. SSG닷컴도 당분간 해외여행 상품에 대해 환불을 진행하고 국내 여행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홈쇼핑 업체들도 해외여행 상품 판매 방송을 잇달아 취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5일까지 예정된 여행상품 방송 편성을 제외했다. 이후 1~2주간 진행되는 해외여행 상품은 국내 숙박권으로 대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CJ온스타일도 오는 5일 판매하려 했던 유럽 베스트 패키지여행 판매 방송을 취소했다.

1일 인천공항에서 관광공사 관계자들이 백신접종 자가격리면제자들을 검사센터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인천공항에서 관광공사 관계자들이 백신접종 자가격리면제자들을 검사센터로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여행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여행업체들은 취소 사태에 우려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의 경우 2일 오전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지인 사이판으로 여행객 12명이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이 중 8명이 취소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3∼16일 사이에 귀국하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정부 지침 내용을 안내하고 취소 의사를 물은 결과 약 400명 중 절반이 취소했고 나머지는 의무격리를 감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오미크론 이슈가 처음 터졌을 때만 해도 신규 문의만 감소하고 기존 예약은 취소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정부의 격리조치 발표 이후 여행객들이 본격적으로 부담을 느끼면서 기존 예약 취소 문의가 대폭 늘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12월 예약 여행객이 그리 많지 않아 당초 신규 문의만 많이 줄었다”면서도 “이번 조치로 10일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예약 10~20%만 남고 나머지는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도 "오미크론 관련 소식이 들린 직후에는 취소 문의가 많지 않았는데 격리 지침 발표 이후 문의가 늘었다"며 "아무래도 실제로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고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격리조치가 시행되는 3∼16일 귀국하는 여행상품에 대해서는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참좋은여행도 12월 해외여행 상품 출발 예정인 고객들은 취소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노랑풍선은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장의 취소수수료 문제는 대응하고 있지만 여행사들은 이번 격리조치가 일단 오는 16일까지 2주간만 적용되지만 오미크론 확산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고민 중이다. 격리조치가 연장된다면 취소 수수료 등을 비롯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여행사들의 겨울여행 상품은 내년 1~2월에 집중돼 있다.

하나투어는 대한항공과 내년 1월 8일과 2월 26일 사이에 동남아 대표 휴양지인 태국 푸껫행 전세기를 주 2회 띄우기로 했다. 노랑풍선도 같은 기간 푸껫행 대한항공 전세기 상품을 내놨다.

모두투어는 제주항공과 함께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주 2회 출항하는 베트남 푸꾸옥섬 전세기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들이 내년 1~2월 전세기 상품을 많이 준비했는데 오미크론 상황에 따라 전세기 운영 여부를 재검토할 수도 있어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오미크론 관련 TV 뉴스가 나오는 화면 앞을 외항사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오미크론 관련 TV 뉴스가 나오는 화면 앞을 외항사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격리조치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가 또다시 나타날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긴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게다가 여행사들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항공사나 호텔에서 취소 위약금 협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한국여행협회는 각 항공사에 취소 수수료 면제를 요청하고 동시에 코로나19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여행업계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재차 촉구하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는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행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영위기에도 손실보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행사에도 일상회복 지원자금 대출 지원 ▲20년 대출 상환연장 및 이자 감면 ▲여행사 예약고객 대상 PCR(유전자증폭) 검사비 지원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오창회 한국여행업협회장은 "정부는 여행업계에 별도 지원방안을 마련한다고 발표만 하고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면서 "형평성 있는 지원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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