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미얀마군의 포격과 방화로 인해 친주 지역에 발생한 화염과 연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미얀마 군부의 포격과 방화로 인해 미얀마 친주 지역에 발생한 화염과 연기. /사진=연합뉴스

호주 국부펀드가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판매하는 무기 공급 업체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각) 호주의 국부펀드인 '미래펀드(Future Fund)'가 미얀마 군부와 거래하는 14개 기업에 총 1억5700만 달러(1873억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미래펀드는 호주 정부를 대신해 약 2000억 달러(238조6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펀드는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납품하는 중국 회사 아빅(AVIC)에 490만 달러(58억4570만원)를 투자했다. 아빅은 2015년에 JE-17M 전투기 16대, 2018~19년에 JF-17M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PL-5E 40기와 미사일 PL-12 24기를 미얀마 군부에 납품한 곳이다.

미래펀드는 또 인도의 바라트 전자에 1780만 달러(212억3540만원)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쿠데타 이후에도 계속 미얀마 군부에 군수품을 판매하며 레이더, 음파탐지기, 해안 감지 시스템, 원격 조종 무기 기지 등을 공급했다.

이밖에도 미얀마 군부가 사용하는 트럭을 납품한 것을 부인하는 중국의 시노트럭,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 합작법인으로 양조장 사업을 진행 중인 일본의 기린 등에 미래펀드 자금이 유입됐다.

미래펀드의 미얀마 군부 지원 논란은 포스코로 번졌다. 미래펀드는 미얀마국영석유기업(MOGE)과 함께 미얀마 군부의 주요 수익원인 슈웨가스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내 철강 기업 포스코에도 투자 중이다. MOGE는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줄로 유엔(UN)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이 표적 제재를 촉구했을 정도의 곳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MEHL과의 합작사업뿐 아니라 MOGE와의 슈웨가스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2018년 쿠데타 당시 미얀마 해군의 군함을 구매 대행해줬으며 미얀마 군부와 함께 호텔 사업을 하면서 매년 수십억원을 군부에 지원한 사실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4월 포스코의 미얀마 법인 포스코강판(POSCO C&C)이 MEHL의 합작관계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으나 슈웨가스전 프로젝트는 중단하지 않아 비난은 그치지 않고 있다. 포스코 측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의 가스전 사업이 (미얀마) 군사 정권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얀마 인권단체(JFM) 야다나르 마웅 대변인은 "호주의 '미래'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미래펀드 기금이 미얀마 군부를 무장시키고 테러에 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하는 기업들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개탄스러운 일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제 호주는 미얀마 사람들의 생명과 미얀마의 미래를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을 그만둘 때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미얀마는 텟마도(Tatmadaw)라고 불리는 미얀마 군부가 정부 정권을 장악 중이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켜 12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이후 약 9개월 동안 반군부 세력과 소수민족 라힝야족에 대한 유혈 탄압을 지속해오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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