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망 불통 대란에 네트워크 안정성 시험대
KT, 조기 인사 개편 후 백업망 구성에 초집중
SKT, 서버증설·점검 속도...LGU+, 대응체계 재정립

이통3사는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이통3사는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본업인 통신 사업 외에 비통신 분야에도 사업 역량을 쏟는 가운데 KT 네트워크 장애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에 이통3사가 연말연시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

23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일어난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와 지난 11일 서울 구로·영등포구 일대에서 발생한 KT 인터넷 장애를 계기로 네트워크 관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통3사는 각각 B2B(기업 간 거래) 또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한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번 KT 사고로 네트워크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망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달 말 KT 전국망 장애는 야간에 해야 하는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작업을 낮에 진행하고 잘못된 라우팅 정보를 엣지(말단) 망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발생했다.

KT의 지난 11일 통신 장애는 서울시의 도로변 수목작업 중 케이블 훼손으로 나타났다. 이는 KT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영등포·구로 지역 KT 105개 기지국에 장애가 발생했고 무선서비스와 일부 기업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KT는 부적합한 네트워크 관제로 장애가 발생하면서 네트워크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KT
KT

KT는 센터망과 중계망, 일부 엣지망에 적용하고 있는 라우팅 오류 확산방지 기능을 모든 엣지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무선 인터넷 장애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의 백업망을 구성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네트워크 관제센터에서 미승인 작업을 하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KT 직원 작업 참여 인증 후 실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단계별 검증 절차도 추가한다.

네트워크 부문을 혁신하기 위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네트워크 혁신을 위한 통신 서비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서창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네트워크 부문을 총괄하게 했다.

서창석 신임 네트워크 부문장은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통신서비스 제공은 물론 디지털혁신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책임지게 됐다.

또 KT는 네트워크 부문에 정보기술(IT)과 시스템을 활용하는 '네트워크 운용 혁신담당'도 신설했다.

KT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관리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각사는 네트워크 관리는 기본적인 영역인 만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T는 과거부터 운영하던 네트워크 구축·운용·관제·관리 조직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트래픽 수요가 몰릴 수 있는 이벤트 전에 모니터링과 서버 증설·점검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T는 망 이중화 완비를 통한 장애 상황에 대비하고 네트워크 작업 관리 기준과 운영 매뉴얼 등을 정립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전사차원의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조직별 임무와 역할을 재정립했다고 밝혔다. 화재 등 15개 재난 유형별 위기대응행동 매뉴얼을 만들었고 이를 전국 160개 중요통신시설에 맞게 정비했다.

또 매월 CEO 주관 품질·안전·보안 관리위원회를 열어 장애 등의 발생원인과 개선방안을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네트워크 관할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네트워크 안정성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SKT,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TF는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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