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8년차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지원
작년 12개 점포 폐점 이어 2월 1차 희망퇴직 단행
임대료 부담에 롯데온 부진까지 겹치며 유통 전반 악재

롯데마트 양평점 외관.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양평점 외관.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올해에만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력감축에 나섰다. 올해 초에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8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8일까지 동일직급별 8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2일 밝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을 일괄 지급하고 근속 기간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27개월분을 위로금으로 준다.

롯데마트 직원 4300여명 중 이번 희망퇴직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1200명 정도다.

롯데마트는 앞서 올해 2월에도 199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마트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롯데마트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올 2분기에도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도 전년보다 4.8% 감소하며 1조 4240억원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문제는 롯데마트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인 롯데쇼핑 내의 백화점은 지난 10월 창사 이래로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점포 전략으로 전국 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근무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9월 23일부터 근속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에는 조건에 맞는 대상자 2000여명 중 500여명이 신청했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기준 매출액 721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2%, 40.9% 증가했다. 그러나 경쟁 백화점사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 성장률이 낮다.

롯데 유통사들이 이처럼 잇따라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데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신규 채용을 통해 인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에서 희망퇴직을 강하게 추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롯데는 경쟁사보다 연봉이 낮고 승진은 느리지만 정년을 보장해왔다. 그러나 롯데마트의 점포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구조조정이 강하게 진행됐다.

롯데마트는 마트 점포를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하며 자산 유동화를 강하게 진행해왔다. 여기에 마트 폐점도 속도를 내며 지난해에만 12개 점포를 폐점했다. 그러나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은 단기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는 쉽지만 임대료 부담이 갈수록 커져 부담이 될 수 있다.

잇따른 희망퇴직으로 인해 기존 인력의 경쟁력과 사기가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롯데온
롯데온

롯데그룹 전체의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롯데온이 성과를 못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외부 전문가인 나영호 e커머스 사업부장(부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해왔다.이커머스 채널이 제대로 성장한다면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오프라인 매출 신장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롯데온은 올 상반기 6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170억원이나 늘어났다. 매출액 역시 560억원으로 같은 기간 29.2% 감소했다.

야심차게 롯데온이 추진됐으나 상반기에 이미 부진하며 롯데마트, 롯데백화점까지 피해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노조는 최근 희망퇴직에 대해 “롯데온의 실패가 그룹 경영의 실패를 돌려 막는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했다.

롯데백화점 노조는 지난 10월 "롯데쇼핑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 부분은 이커머스 부문으로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에 이어 롯데백화점에까지 구조조정을 감행해 손실을 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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