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중고차 시장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보다 개인 등 당사자 간 거래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고차 매매업자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국내 중고차 거래현황 분석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 수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251만 5000대로 신차 시장 규모(190만 5000대)의 1.32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 간 거래 등 중고차 매매상의 개입 없이 이뤄진 당사자 간 거래는 137만 6000대로 54.7%를 차지했고, 중고차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는 113만 9000대로 45.3%였다.

매매업자들의 중고차 매입 규모는 116만대로 전년 대비 9.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매매업자를 통한 중고차 거래 평균 가격이 당사자 간 거래 평균 가격보다 높아 소비자들이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당사자 간 거래의 중고차 평균 가격은 604만 6000원인 반면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 가격은 1126만 9000원으로 당사자간 거래가격에 비해 1.86배 높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차량의 모델과 조건(연식, 주행거리, 배기량 등)이 모두 동일한 경우에도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가가 당사자 간 거래보다 1.26∼1.35배 높았다.

미국, 독일 등 해외 시장의 경우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55%에 달할 정도로 이례적으로 높은 점도 매매업자를 통한 중고차 거래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중고차 시장에서 국산차 거래 증가세는 정체된 반면, 수입차 거래는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 내 수입차 점유율은 14.8%로 신차 시장 점유율(15.9%)보다는 낮지만, 최근 3년간 중고차 시장 내 국산차 점유율은 2018년 88.0%에서 2020년 85.8%로 하락한 반면 수입차는 매년 1%포인트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 독일계 브랜드가 중고 수입차 중 6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국내 중고차 시장의 경우 경차 거래 비중과 20∼30대 소비자의 수요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차는 최근 10년간 신차 판매 규모가 절반으로 줄며 10만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연간 29만대 가량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차 시장에서 20∼30대 구매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8.4%에서 지난해 23.2%로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중고차 시장에서의 비중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30%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또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동력차 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감가율은 내연기관차보다 20%포인트 높았다고 전했다.

중고 전기차 거래 대수는 2018년 2500대에서 2020년 7600대로 약 3배 늘었지만, 감가율은 50%에 달해 동일 모델의 휘발유차 감가율(27%)보다도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전기동력차의 중고차 가격이 더 빨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연기관차 위주의 잔존 가치 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와 인증을 통해 점검, 부품 교체, 부상 보증 등 중고차의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소비자들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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