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생산’ 에디슨,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에디슨-쌍용차 체제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도전 전망
기술력 충분하지만 기업 규모 작고 자금력 우려 남아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주인 후보로 확정됐다. 연합뉴스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주인 후보로 확정됐다. 연합뉴스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주인 후보로 확정됐다.

쌍용차는 20일 보도자료에서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관리인 보고 평가 결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이 부족해 평가에서 제외됐다"고 전하면서 에디슨모터스가 유일한 후보로 남게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쌍용차는 "초기 인수자금 규모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에디슨모터스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 허가 절차 이후 이달 말까지 에디슨모터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초 2주일가량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계약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쌍용차는 17년 만에 다시 국내 기업 품으로 돌아왔다. 앞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2010년 인도 마힌드라 등 해외 업체에 매각됐다.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자동차는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쌍용차에 대해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2년간의 회생절차 끝에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했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는 약속했던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이행하지 않았고 외국 자본의 '먹튀' 논란까지 불거졌다.

에디슨모터스 생산 전기자동차
에디슨모터스 생산 전기자동차

다만 에디슨모터스의 이번 쌍용차 인수에 대한 업계의 불안감은 크다. 쌍용차와 비교해 에디슨모터스가 규모가 작고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1t(톤) 전기트럭과 9.3m 전기저상버스, 8.8m 전기저상버스를 판매하는 전기버스 전문 생산 업체다. 최근 국내 시내버스의 상당수를 생산할 정도로 인기도 끌고 있다.

전기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쌍용차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업 규모는 크지 않다. 지난해 쌍용차의 매출은 에디슨모터스의 32배다.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이나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 9297억원, 영업손실은 4460억원이다.

기업 규모 차이 탓에 이번 인수가 “새우가 고래를 품은 격”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우려에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와 개인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이미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했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000억원가량을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인수 자금 뿐만 아니라 쌍용차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빚이다. 쌍용차가 갚아야 할 빚은 공익채권 등을 포함해 7000억~1조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지급하는 인수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이후 운영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 상환 비율 조정을 통해 부채가 줄어들 수 있지만 인수자금 3000억원의 대부분은 당장의 부채 상환에 활용되게 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과 별개로 쌍용차 운영자금, 미래차 연구·개발 비용으로 향후 2~3년간 1조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자체적인 자금 조달만으로 2~3년간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후 자금난에 대비해 산업은행의 지원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자 전환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면 추후 산업은행이 쌍용차 시설, 토지 등을 담보로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에디슨모터스의 입장이다.

한편 에디슨모터스는 이번 쌍용차 인수를 통해 글로벌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승용차에 적용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3~5년 이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에디스모터스는 인수 이후 기존 직원들의 고용 승계뿐 아니라 신규 채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대리점 유지 등의 영업비용을 절감하면서 전기차 개발·연구를 위한 인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를 통해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등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수 이후 이르면 2022년 하반기 전기차 '스마트S'를 처음 출시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가 가진 전기차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쌍용차가 가진 양산형 내연기관차 시스템과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에디슨모터스 측은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포부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전기차 생산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이외에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남아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이후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 노사는 앞서 직원 무급 휴직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대해 합의했지만 인수 이후에는 에디슨모터스와 다시 자구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도 "쌍용차 노조와 임직원도 변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사측과 노조가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회사 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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