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9 11:57 (목)
식어가는 IPO시장…삼수 ‘카카오페이’는 ‘청신호’
식어가는 IPO시장…삼수 ‘카카오페이’는 ‘청신호’
  • 장석진 기자 (20segi@gmail.com)
  • 승인 2021.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최종 공모가’ 밴드 하회 잇따라…기관 의무보유 확약 찾기 어려워

20일, 카카오페이 기관 수요예측 첫날 분위기 ‘굿’…공모가 밴드 상단 기대

연말로 향할수록 주식시장 투심이 약화되며 IPO시장 열기도 점차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최근 IPO에 나선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하단을 기록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하는 가운데, 20일 기관 수요예측 첫날을 맞이한 카카오페이는 흥행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호조를 보이던 IPO시장의 분위기가 급 반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상장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는 지난 달 이뤄진 공모가 산정 기관수요 예측 당시 희망밴드 3만4300원~4만3200원을 제시했었다.

당시 ‘중고차의 아마존’이라는 미국 ‘카바나’를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아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호평에도 불구 기관투자자의 평가는 냉정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40대1에 그쳐 희망 밴드 하단보다 한참 낮은 2만5000원에 최종 공모가가 정해졌다. 지난 13일 상장한 이 회사는 20일 종가 2만3850원으로 공모가조차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13일 수요예측을 마친 아이패밀리에스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희망밴드 3만9000원~4만8000원을 제시했지만 최종 공모가는 2만5000원이었다.

배우 채시라의 남편이자 유명 가수 출신인 김태욱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로 웨딩플래너 업체와 화장품 브랜드 등 연관 산업을 거느리고 있어 관심이 높았지만 상장 시기 택일이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회사의 경우 상장이 상반기에 이뤄졌다면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밴드 하단 이하에 베팅했고 의무보유확약은 기대도 하기 어려운 결과를 나았다”고 말했다.

통상 기관투자자 사이에 투자대상 기업이 인기가 많아 경쟁이 치열해지면 조금이라도 더 물량을 받기 위해 상장 후 일정 시기까지 매도 금지를 약속하는 ‘확약’에 나서기 마련이지만 그런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리파인, 프롬바이오, 에스엔디 등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이 줄줄이 희망 밴드 밑에서 공모가가 정해져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정부 규제 등으로 두 번의 상장 시도 고배를 마셨던 카카오페이는 20~21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돌입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희망 공모가 6만~9만 원을 제시한 카카오페이는 그간 두 차례의 좌절에 잡음을 없애기 위해 철통같은 보안에 나선 분위기다. 첫 날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공식 절차가 내일까지인 만큼 사전에 이를 공개할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주관사를 맡은 삼성증권 관계자도 “내일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정보 공유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예측에 참가한 한 기관투자 관계자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통상 비공식적으로 태핑(비공식 조사)을 통해 담당자끼리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알 수 있다”며, “비록 우여곡절 끝에 일정이 밀리긴 했으나 카카오페이에 대한 기관의 관심은 매우 뜨거운 것으로 보여 공모가 상단에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될 것을 조심스레 예측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 가치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지난 19일 보고서를 낸 KTB투자증권 김진구 연구원은 향후 규제 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적정가치를 기존 12조 6000억 원에서 7조 4000억 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이번 희망공모가 밴드 6만~9만원을 토대로 전체 기업가치를 계산해보면 전체 시가총액은 7조 8000억~11조 7000억 원 수준이다. 7조 4000억원은 공모가 하단에 가까운 평가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애널리스트들이 말하는 기업가치는 상장 직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6개월~1년 뒤를 상정한 적정 가치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저 가치에 수렴한다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카카오페이의 가치변동은 본원적인 비즈니스의 변화가 아니라 정책적 변화에 의한 외생변수가 가져온 것이므로 최근 김범수 의장이 국회에 다녀온 후 모기업 카카오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는 분위기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와의 비즈니스 충돌 가능성,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이슈가 많고 상장 시기가 뒤로 밀리는 과정에서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변하는 등 변수가 많아 정확한 예측을 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번 카카오페이 공모 방식이 더 많은 자금을 넣었다 해서 더 많은 주식을 받아가는게 아니라 공모주 물량 100% 균등 배정방식을 쓰는 만큼 과열 분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 로고
카카오페이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