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부산항에서 출항한 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상하이(Shanghai)호’가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미국 LA항으로 출발했다. HMM 제공

 

급격한 물류비 상승 등 수출 환경 악화로 지난해 수출을 중단한 기업 수가 수출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업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코트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수출에 성공한 기업은 2만5984개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2만6412개로 전년보다 3.3% 증가한 동시에 수출 성공 기업 수보다 많았다.

이 의원은 "코트라가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기업들이 물류 운송비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며 "급격한 물류비 상승이 수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3년간(2018∼2020년) 자료를 보면 수출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807개 줄어든 사이 중단 기업은 1777개 증가했다.

기업 특성별로는 수출국 수가 적고 수출액이 낮을수록 수출 중단율이 높았다. 수출 중단기업 중 1개국에 수출하는 기업 비중이 84%로 가장 컸으며, 수출액 10만달러 미만 업체가 전체의 84.3%로 대다수였다.

이렇듯 영세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의 지원 실적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국회 추경을 통해 '물류전용 수출바우처' 사업예산 32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289개사의 물류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당시 신청한 486개사는 예산 부족으로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이날 코트라 대상 국정감사에서 "전국 수출 중소기업 규모가 9만5000개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 규모가 매우 부족해 보인다"며 "내년에도 해상운임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코트라는 내년도 지원예산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물류비 상승 문제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물류센터 관련 예산이 내년에 2배 넘게 확대되는 만큼 다른 각도에서 수출 기업들을 충분히 지원해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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