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마진 높은 LNG선 수주 집중
기술력 높은 LNG선, LNG 수요증가에 인기
중국-일본 넘어 LNG선 1위 수성 지속
경쟁국 중국·일본서도 한국 LNG선 발주

삼성중공업의 LNG선
삼성중공업의 LNG선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LNG에 대한 높은 수요에 LNG 운반선박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어 국내 조선업체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을 기준으로 동북아시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는 11월 선적분 기준 100만BTU(열량단위) 당 56.326달러로 16.65달러, 42.0% 뛰어올랐다.

아시아지역의 LNG 가격 급등은 유럽의 영향이 크다. 유럽서 먼저 가스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서 아시아지역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재고가 떨어지고 러시아 등에서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서 중국·인도 등에서 전력위기까지 발생해 연료 경쟁이 격화됐다.

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돼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LNG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LNG의 가격 폭등과 수요 상승은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다. LNG 수요가 장기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LNG선 수주가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도 전세계적인 LNG 수요에 연수주액을 조기에 달성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 분야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녀 LNG선 인기를 체감 중이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대량수주 전략에 밀리자 마진이 높은 선박을 선별해 판매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저가 수주를 택하면 팔수록 손해가 커질 수 있어 국내 조선업 전체의 실적악화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국제해사기구 등에서 세계적인 환경규제가 강화돼 친환경 선박 수요가 급등한 것도 LNG선 집중전략에 도움이 됐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실제로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글로벌 LNG선 수주의 대다수를 따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1~9월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은 45척, 377만 161CGT 중 한국이 42척(358만 8581CGT), 점유율 기준 95%(CGT 기준)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전세계 조선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 중인 중국과 일본마저도 한국 선사에 LNG선 발주를 의뢰할 정도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는 일본 국적 선사들로부터 총 56만 2833CGT(11척)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선종은 LNG선 5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 탱커 2척 순으로 LNG선들은 일본 최대 선사인 미쓰이OSK상선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는 빠졌지만,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말 수주한 1조원 규모의 LNG선 4척도 러시아 선사인 소브콤플로트와 일본 NYK가 공동으로 발주한 물량이다.

과거 세계 조선 1위 국가였던 일본은 최근 자국 1~2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마린 유나이티드 합작사인 '니혼 십야드'(NSY)를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일본도 건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LNG선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한국에 발주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LNG선은 운항 시 영하 163도 아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특히 일본 선사들의 LNG선 발주분은 러시아가 추진 중인 'ARCTIC(북극·아틱) LNG-2' 프로젝트에 모두 투입되는데 이러한 쇄빙선들은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빅3'가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중국 선사들의 국내 발주도 이어졌다.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보면 중국 선사들도 최근 한국에 컨테이너선 10척(10만 1990CGT)을 발주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이 한국에 발주한 선박이 한 척도 없었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주력하는 한국과 달리 저가 수주가 대부분이고, 자국 발주율이 100%에 가깝다. 특히 중국이 자국 조선소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한국에 발주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LNG 수요도 둔화돼 LNG선 수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마저 나왔다”면서 “LNG 수요가 최근 증가하면서 LNG선에 대한 높은 인기가 나타나 앞으로의 수주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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