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노조가 기업결합심사 악영향 끼치고 있다는 발언의 근거 대지 못해
노조와 대화 통해 변화한 조선산업 환경에 맞는 다양한 방법 모색할 필요
박용진 의원, “국민공모주 방식,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 등 대안 검토해야”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박용진 의원이 한국산업은행(회장 이동걸)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해 노조와의 대화를 촉구했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검토를 요청했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은 15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는 것에 노조의 책임이 있다는 과거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동걸 회장이 지난 9월 13일 있었던 한국산업은행 회장 취임 4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우조선 해양과 현대중공업 기업결함 심사에 대해 지역사회, 노동조합이 반대해서 유럽연합의 기업결함 승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우조선을 책임질 자신 없으면 차분하게 대처하자’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박용진 의원은 “유럽연합이나 경쟁 당국에서 노동조합의 반대가 악영향을 미친 근거가 있느냐, 대우조선 노동조합 경영 참여를 제도적으로 허락하신 적도 없고,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을 놓고 노동조합하고 좌담회라도 가진 적이 없지 않냐”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대한민국 정부도 노동조합을 적대시하거나 훼방꾼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매각 절차가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알겠으나, 이런 괜한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일침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산업은행이 처음 매각을 결정했을 때와 지금 상황이 여러 가지 달라졌다. 조선산업의 상황도 많이 달라졌고 산업은행도 노력해서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는데, 최근까지도 매각만이 살길이라고 가는 것이 적절하겠나. 답이 무조건 매각이 아니다. 산업은행도 스스로 조선업 비전문가로서 경영관리에 태생적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 경선 기간에 제안한 포항제철 방식의 ‘국민주 공모 방식’을 검토하고, 각 계와 정부가 참여하는 한국 조선산업 발전협의체 같은 걸 만들어서 조선업 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필요하다면 노동조합과 대화를 하겠다. 의원님께서 다양한 대안에 대해 고민하시는 부분 저희도 충분히 공감하고, 대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오고 그럴 필요가 있으면 열심히 검토해서 의원님과 협의하도록 하겠다”라고 발언했다.

박용진 의원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장으로 내보내야겠다고 하신 게 2년이나 지났다. 2년 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산업구조, 환경문제 등을 고려해서 우리 조선산업이 가진 장점을 검토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음은 박용진 의원의 질의 및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답변 전문이다.


▶박 의원: 산업은행장님. 저는 2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기업결합심사 관련, 합병 관련해서 질의할 건데요.

원래는 경쟁 당국에서는 120일 안에 이런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결론을 내야 하는데 2년 가까이 아무 결론 없이 왔어요. 근데 최근 회장님 취임 4주년 기자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이 문제 있다고 보는데요.

"대우조선 해양과 현대중공업 기업결함 심사에 대해 지역사회, 노동조합이 반대해서 유럽연합의 기업결함 승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권리 주장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난감하다. 대우조선 책임질 자신 없으면 차분하게 대처하자”고 하셨습니다.

유럽연합 쪽에서, 경쟁 당국 쪽에서 노조가 반대해서 우리가 힘들다는 의견이나 그런 게 왔나요?

▷이 회장: 우선 기업결함 승인이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저희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박 의원: 그러니까 유럽연합이나 경쟁 당국에서 노동조합의 반대가 악영향을 미친 근거가 뭐냐고 여쭙는 거예요.

▷이 회장: 기업결함심사 승인에 있어서 노조의 반대만이 이유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박 의원: 아니 근거가 있어요?

▷이 회장: 그런데도 그런 부분이 밑에 깔려있으면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박 의원: 회장님. 관심법을 물어본 게 아니라 근거가 뭐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근거를 얘기해주세요.

▷이 회장: 제가 여기서 모든 걸 말씀드릴 수 있는 상태는 아니고요.

▶박 의원: 근거가 있어요?

▷이 회장: 첫째, 우리 민주자본 시장경제에서는 각자의 권리와 책임의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저희가 책임질 수 없는 주장을 해서는….

▶박 의원: 회장님. 강연 들으려고 말씀 물어본 거 아니에요. 근거 없이 얘기하시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 대우조선 노동조합 경영 참여를 제도적으로 허락하신 적이 있으세요? 없잖아요.

세 번째, “노조나 지역사회에 대해 대우조선 책임질 자신 없으면 산업은행에 드리겠다. 언제든지 말해라. 독자생존 할 수 있겠냐? 정부의 금융지원 없이. 그럴 생각 있으면 내가 정부를 설득해보겠다. 언제든지 말해라” 그래서 노동조합하고 좌담회 같은 거 가지셨어요?

▷이 회장: 필요하면 하겠습니다.

▶박 의원: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 대한민국 정부도요. 노동조합을 적대시하거나 훼방꾼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왜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셔서 괜한 분란을 일으키시냐는 거예요.

회장님도 매각 절차가 지연돼서 불만이시잖아요? 이렇게 불합리하게 진행되는 것 그리고 너무 근거 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여러 사회에서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처음 매각을 결정하셨을 때와 지금 상황이 여러 가지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조선산업의 상황도 많이 달라졌고요. 산업은행도 노력 많이 하고 그래서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방법도 고민하실 필요가 있는데요. 최근까지도 매각만이 살길이라고 가는 것이 적절하겠냐는 겁니다.

앞으로 다양한 국가 기관산업들과 관련해서 고민이 많으실 텐데 적대적, 공격적으로 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게다가 근거도 없이요. 

또 하나는, 대우조선 현안과 관련된 현안자료를 산업은행에 받았더니 “복잡다기한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조선업 특성상 비전문가인 은행의 경영관리는 태생적 한계를 내포한다.” 이래서 매각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산업은행 중심의 관리체제가, 대우조선의 경영상 최대 리스크도 산업은행 중심 관리체제에 있을 수 있다고 인정도 하셨어요.

그렇다고 그래서 답이 무조건 매각이냐? 같은 업종에서 기업결함만이 있느냐? 그게 아니라 저는 이와 관련해서 포항제철 방식의 ‘국민주 공모 방식’을 해보자고 하는 제안도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에 해본 적도 있고요.

각 계와 정부가 참여하는 한국 조선산업 발전협의체 같은 걸 만들어서 조선업 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검토하셔서 매각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검토하셔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서 의원실에 제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회장: 의원님께서 다양한 대안에 대해 고민하시는 부분 저희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도 매각과정에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다른 제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매각이 가부 결정이 될 때까진 거기에 매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제안을 검토하면서 대우조선 독자생존 가능성 여부를 우리가 판단해야 하는데요.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수주와 실적 계산도 하지만 아직 대규모 적자를 보이고 또 기초적인 경쟁력 취약 부분이 있으므로 우리가 대안을 검토할 때는 산업구조 문제도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검토하게 될 때는 대안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오고 그럴 필요가 있으면 우리가 열심히 검토해서 의원님과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박 의원: 산업은행도 조선산업과 관련해서 비전문가라고 인정하셨잖아요?

▷이 회장: 네. 그래서 저희가.

▶박 의원: 산업은행은 이걸 잘 관리해서 매각하거나 투자자들을 회수하는 게 중요한 목표잖아요?

▷이 회장: 저희는 재무구조조정에 관해서는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만 사업을 재편해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빨리 시장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박 의원: 가능한 한 빨리 시장으로 내보내야겠다 하신 게 2년이나 지났어요. 2년 전에 예측하지 못했던, 예전에는 큰 배 만들고 유조선 만들면 그냥 좋았는데요. 그게 아니라 지금은 어디서나 기술적인 배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한 것이 핵심이 됐고요, 그래서 중국 조선업이 따라오다가 주저앉아버린 것도 기술력 한계지점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환경문제, 탄소 발생 문제와 관련해서 배가 친환경적인, 탄소 중립적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상황이라서요. 그런 상황에 우리 조선산업이 가진 장점을 검토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비슷한 생각이면서도 경우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그걸 잘 검토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회장: 의원님께서 주신 의견을 오늘 저희가 충분히 검토하겠고요. 다만 지금 합병승인 과정에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그래서 나중에 사적으로 상의드리는 기회를 얻도록 하겠습니다.

▶박 의원: 사적이 아니더라도 하여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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