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자이' 땅값, 보상비의 5배 부풀려 '폭리'
이천시청, 시행사 제시 감정평가액 미손질
이천역세권, LH 중리지구 땅값보다 50% 고가

'이천판 대장지구'로 불린 부익공원 민간특례사업의 시행사인 부악개발과 엘앤에스네트웍스.
'이천판 대장지구'로 특혜소지가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한 부익공원 민간특례사업의 시행사인 부악개발과 엘앤에스네트웍스.(사진 강기성 기자)

[이천=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강기성 기자]이천시의 첫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부악공원 아파트건설사업'이 시의 묵인하에 땅값을 지나치게 부풀려 폭리를 취하는 이천판 대장지구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

10일 이천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악공원개발이 이천시 관고동 산 13-1번지 일대에 시행 중인 부악공원 민간특례 아파트건설사업, '이천자이 더파크'의 입주자모집공고 상에 아파트단지의 대지비가 총 1,042억원에 달한다.

이천시가 지난 6월 부악공원 아파트건설사업 실시계획을 인가할 때 승인한 대지비(229억원)보다 4.55배 부풀려졌다.

이 사업의 대지면적이 모두 3만1,110㎡임을 감안하면 아파트의 분양가 상에 대지비는 3.3㎡당 1,107만원으로 당초(245만원)보다 862만원 올린 셈이다.

'이천판 대장지구'로 특혜시비를 불릴 소지가 높은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개요.@스트레이트뉴스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개요.@스트레이트뉴스

◆'부악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지비, 취득가의 5배 '부풀린 의혹'

'부악공원 아파트건설사업'의 분양가 상 대지비의 상승 폭은 다른 민간공원 특례사업보다 지나칠 뿐만 아니라 이천지역 내 노른자위 택지지구의 공동택지비보다 고가, 시행사의 배 채우기 사업이라는 의혹이 제기 중이다.

실제 앞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시행한 경기도 포천시의 '태봉공원 푸르지오 파크문트'와 강원도 강릉시의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아파트 분양 시 대지비를 주택건설사업계획 인가 때보다 각각 2.05배, 1.12배 올린 바 있다.

당시 이들 단지는 대지비를 비정상적으로 산정,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을 받는 바 있다. 이들 단지 땅값 상승폭보다 곱절 이상 대지비를 올린 이천시의 '부악공원 아파트건설사업'이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순간이다.

특히 부악공원 터의 대부분은 임야와 전답으로 이들 땅의 올해 공시지가는 ㎡당 3~5만원이다. 아파트 분양 시 대지비가 공시지가보다 무려 100배 내외 오른 번지가 상당수다. 민간 아파트의 대지비는 공시지가의 4배 내외 수준에서 책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업에 책정 대지비는 적절한 수준을 넘어도 한창 넘어섰다.

​'이천판 대장지구'로 특혜시비를 불릴 소지가 높은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스트레이트뉴스​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사진=강기성 기자)

◆ 지자체 비전문성, 전국 민간공원 특례사업 '고분양가' 불러

광주의 M 개발시행사 대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대지비는 보상비에다 공원조성사업비, 차입이자, 사업과정에서 소요되는 일반관리비와 이윤 등을 포함해 산정한다"며 "부악공원 특례 아파트건설사업에 대지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과도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의 주요 도시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대부분이 공공성, 투명성, 수익성 등에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관련 사업에 고분양가 논란은 지자체의 전문성 부족과 도덕성 해이를 틈탄 시행사의 과욕에서 비롯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천시의 '부악공원 민간특례 아파트건설사업'은 지역 1호다. 이천시는 이를 비롯해 향후 12개 공원에서 민간특례사업을 진행 예정이다. 2호는 1호 시행사인 아세아종합건설이 맡은 장록공원 민간특례사업(25만㎡)으로서 부악공원의 2배 규모다.

이천시 지역중개업계가 합리적인 분양가에 유망단지로 추천하는 LH의 이천 중리 택지개발지구. (스트레이트뉴스 DB)
이천시 지역중개업계가 합리적인 분양가에 유망단지로 추천하는 LH의 이천 중리 택지개발지구는 이천 부악민간공원 특례사업지의 땅값보다 50%가 저렴하다. (스트레이트뉴스 DB)

이천시의 '부악공원 민간특례 아파트건설사업'의 땅값은 이천지역 노른자위 공동주택지보다도 고가로 책정, 지역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부악공원 땅값, 노른자위 LH 중리지구의 1.5배

이 아파트건설공사의 땅값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천 중리지구 공동주택용지 매각가에 비해 50% 내외 비싸다.

실제 LH는 지난해 이천 중리지구에 공동주택용지를 민간건설사에 매각 시에 3.3㎡당 730만원 내외에 계약한 바 있다. 이천 중리지구는 체계적인 이천역세권의 지역 단위 대규모 택지개발지로서 교통과 교육, 생활편의 등 제반 입지 경쟁력이 부악공원 아파트사업지를 크게 능가하는 곳이다.

20대 대선 후보선출을 앞두고 특혜시비와 게이트로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지구' 현장 (연합뉴스)
20대 대선 후보선출을 앞두고 특혜시비와 게이트로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지구' 현장 (연합뉴스)

개발 전문가 집단은 민간 시행사가 민간공원 특례 아파트건설사업의 땅값을 지나치게 부풀려 수익을 극대화하고, 전문성이 없는 시가 이를 방조 또는 묵인했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 이 사업이 이천판 대장게이트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성남 대장지구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는 것은 민간 시행사가 인허가권자인 지자체를 앞세워 땅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폭리 구조의 사업을 시행, 각종 특혜시비가 제기된 데 따른다"면서 "성남시가 대장지구 사업과정에서 5천억원이 넘는 수익을 공공으로 돌리는 데 이어 경기도가 민간 시행사의 부당한 초과수익을 환수키로 한 데 반해, 이천시는 부악공원 특례사업의 인허가와 아파트 분양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와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민관특수목적법인 '성남의 뜰'이 아파트분양 등 개발사업을 시행, 1조원이 넘는 수익을 내면서 절차의 투명성과 정당성이 날로 불거지고 있다. 모두 92만㎡에 15개 블록으로 나눠 진행된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는 '더샵포레스트' 등 5곳의 시행을 맡았다.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 대장지구=이천 부악공원, 땅값 폭리로 특혜 시비

화천대유가 시행한 판교대장 더샵포레스트 12단지는 지난 2018년 12월 분양 당시 대지비가 3.3㎡당 2,300만원으로 보상가보다 6배 내외 높았다.

이천시청은 부악공원 특례사업의 비현실적인 대지비 등 고분양가 시비에 대한 향후 관리감독의 책임소재 등의 후유증을 우려, 유관 부서별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이천판 대장지구'로 특혜시비를 불릴 소지가 높은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스트레이트뉴스
​'이천판 대장지구'로 특혜시비를 불릴 소지가 높은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지에 분양 중인 '이천자이 더퍼스트' 건설현장. (사진 강기성 기자)

이천시 주택과 관계자는 "이 사업의 입주자모집공고 상의 대지비와 건축비의 책정은 특례사업 주무부서인 산림공원과에서 주도했다"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는 보상비 대비 5배에 달하는 대지비는 시행사의 제시한 감정평가를 그대로 인정,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부악공원 특례사업은 초과이득에 대한 환수는 없으며 모든 사항은 관련 법을 준수해오고 있다"며 "이 사업의 실시계획과 분양가 승인의 관련 자료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천시의회는 부악공원 등 이천시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제반 의혹 해소를 위해 이천시청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에 이어 수시 사무감사도  검토키로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