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택시 수수료·콘텐츠 배분율 논란 직업 해명
김범수 "모든 논란 책임, 내게 있어"..산자위 출석도 앞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연신 머리를 숙였다.

김범수 의장은 5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출석은 국내 빅테크(대형 IT기업)에 대한 정부와 여론의 적대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 등 논란에 응답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날 정무위 국감은 '카카오 국감'이라고 할 정도로 김범수 의장에게 집중 포화가 이뤄졌다.

앞서 김범수 의장이 3년 전인 지난 2018년에 출석한 국감에서는 포털 뉴스 편집 문제에 질의가 집중됐다. 그러나 올해에는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택시 등 수수료 문제·콘텐츠 작가 몫·가족회사이자 카카오의 지주회사격인 '케이큐브홀딩스' 논란 등 여러 방면에서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 사과했으며 개인과 회사 차원의 개선 노력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해명했다.

첫 질의에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융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린 것을 두고 "가족끼리 그냥 돈놀이하는 놀이터 같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플랫폼 회사의 오너라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세금 더 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죄송하다며 "논란 일으킨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한 뒤 "탈세나 이런 목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없게 더 이상은 가족 형태의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써 전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 일정을 좀 더 앞당겨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을 정리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2007년에 카카오에 투자해놨던 거라 사실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못 찾겠다"고 답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용실·손톱 관리·영어교육·꽃 배달·실내골프연습장 분야에 구글, 페이스북, 애플이 기술혁신이란 미명 하에 이런 사업에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고 있나"고 지적했다.

김범수 의장은 "송구스럽다.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에 대한 얘기를 검토하고 있고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최근 논란을 빨리 극복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하자 "명심, 명심 또 명심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수수료율이 20%나 된다는 지적에 "플랫폼 이용자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수수료율이 점차 내려 가야한다"며 "수익이 많아지면 당연히 5%나 그 이하로도 갈 수 있는데, 지금 아직 그 단계까지는 못 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율이 과도해 전체 영업이익이 과도한 업체는 그 부분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착하고 친근한 초식공룡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람도 잡아먹고 선량한 작은 동물들마저도 잡아먹는 육식공룡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의장은 "자회사들의 성장에 취해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최근에 있었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으로써 초심으로 돌아가는 노력을 정말 뼈를 깎는 심정으로 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특히 김범수 의장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카카오가 관련된 사업이 있다면 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으로 내수시장에서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사회적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위해 5년간 3000억원의 상생 기금을 조성하고 일부 사업을 철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범수 의장은 “골목상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며 "개인적으로도 회사가 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찾아서 일부는 꽤 진행을 했고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투자해놓은 회사 중 미래 방향성이나 약간 글로벌향(向)이 아닌 회사는 많이 정리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카카오가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에 대해 구분을 해야 한다는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정말로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윤재옥 정무위원장이 마지막 발언 기회를 주자 "모든 논란 속의 책임은 저한테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범수 의장은 오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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