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디폴트 우려 커지며 글로벌 자산 '흔들'

전문가들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 낮아"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 디폴트를 둘러싸고 글로벌 금융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가 1조9500억 위안(한화 약 350조 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등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헝다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헝다가 디폴트 되거나 중국정부가 유동성 개입하기 직전까지 관련 노이즈는 계속 커지겠지만,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오히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여주는 강력한 구조개혁 의지가 중국 부동산 경기를 빠르게 냉각시키고,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헝다의 디폴트 리스크는 기업 자체의 과도한 레버리지, 부실한 부채 관리의 영향에 기인한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과열 억제책도 한 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규제도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 정책의 일환이라 무질서한 디폴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결국 연휴 기간 글로벌 위험자산이 급락한 것은 심리적 불안에 기인한다.

이 연구원은 "연휴 동안 헝다 디폴트 리스크에 의한 글로벌 위험자산 충격은 심리적 불안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시스템 리스크, 경기불안으로 이어진 것이 글로벌 위험자산 변동성 확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휴 동안 홍콩은행 간 위안화 초단기 금리도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헝다발 디폴트 리스크로 인한 유동성 불안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이와 함께 "글로벌 하이일드 스프레드, 금융조건 지수 또한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헝다의 디폴트 우려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이터는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 사태가 무질서한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중국 정부가 어느 선에서 개입할 것인지, 이후 부양정책 기대에 대한 불확실성은 4분기 초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중국 자산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은 유효하다"며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산업과 원화 자산에 대한 부담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증시와 자산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 리먼발 금융위기와는 별개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이들 그룹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이 안되면서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있는 파생상품에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헝다 그룹은 부동산을 담보로 갖고있으며, 이들의 채무는 중국 전체 금융권 대출 총액의 0.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을 시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결합된 중국 고유의 경제시스템 하에서 민간 대형 업체의 디폴트 사태가 중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는 즉, 통제 불가능한 사태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제공=연합뉴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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