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친환경·자율운행 선박 점유율 확대
文 "체력 회복한 조선·해운, 더욱 강하게"

정부가 조선과 해운 분야의 재도약을 천명하며 '세계 1등 조선강국'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쟁린 대통령이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 참석해 세계 1등 조선강국 도약을 선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조선과 해운 분야의 재도약을 천명하며 '세계 1등 조선강국'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쟁린 대통령이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 참석해 세계 1등 조선강국 도약을 선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조선과 해운 분야의 재도약을 천명하며 '세계 1등 조선강국'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9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만든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K-조선 재도약 전략에는 최근 세계 선박 시장 시황이 고부가·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회복 중이고 우리 조선업계 수주 실적도 개선 중인 점을 기회 삼아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이 담겼다.

한국 조선업은 1990년대와 2000년대까지 세계 1위였으나 2010년대 들어서 중국과 1, 2위를 다퉈왔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부터 정상 자리를 확고히 되찾는 중이다.

실제로 올해 1~7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 3021만CGT(표준선 환산톤수) 가운데 우리나라는 42%인 1285만CGT를 수주해 과거 호황기(2006∼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수주량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은 글로벌 발주의 47%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대형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량의 63%와 66%를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수주 실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음해까지 8000명 안팎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인력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선박 수주부터 설계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력 유출이 지속됐다.

정부는 기존 숙련인력의 고용 유지를 위해 '경남형 고용유지 모델'을 조선업 밀집 지역인 울산과 부산, 목포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훈련비·인건비, 지자체가 4대 보험료를 지원해 고용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퇴직자 재고용 기업에는 월 30만∼50만 원의 채용 장려금을 최대 8개월간 지급한다. 생산·기술인력 양성 교육사업을 확대해 다음해까지 2660명을 양성하며 신규 채용자 인센티브도 신설해 신규 인력 유입도 늘리기로 했다.

도장 분야 외국인 근로자 전문 취업 비자(E-7)를 신설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도 탄력적으로 확대 조정한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소에 스마트 야드를 구축하고 기자재 생산공정도 자동화하는 등 디지털 기반 생산역량도 강화한다.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과 보급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LNG·혼합원료 등 저탄소 선박 기술을 국산화·고도화하고 그다음 단계인 수소·암모니아·전기선 등 무탄소 선박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요소 기술을 적용한 자율운항선박도 2025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조선산업의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국가 관공선 전체 467척 가운데 83%인 388척을 친환경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중소조선소·기자재업체 수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수출·마케팅·물류도 지원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 직접 참석해 조선 산업 재도약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조선업은 올해 13년 만에 최대 수주량을 달성했고 세계 최고의 위상을 되찾았다"며 "지금은 조선업을 더 강하게 만들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4차 산업혁명, 친환경화, 스마트화의 물결은 조선·해운 산업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는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라며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회다. 정부는 기업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을 향해서도 "우리 조선산업의 부흥을 이끄는 주역 중 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K-조선 재도약 전략'에 대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다만 수주로부터 경영실적 반영까지 수년이 걸리는 조선업 특성상 지원이 장기간 지속돼야 한다고도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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