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칼럼] '명·락·윤·홍'의 최우선 선결 과제
[통일로 칼럼] '명·락·윤·홍'의 최우선 선결 과제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21.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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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명락대전, 국민의힘의 윤홍대전 등 20대 대선 여야 후보들의 일촉즉발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합류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갈등수준은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의 27%를 갈등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 갈등비용을 10%를 줄일 수 있다면, 1인당 GDP는 7.1%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대선판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정책이나 비전에 대한 검증 없이 네거티브 공세와 막말 싸움이 심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자기 진영 후보 간 또는 상대진영 후보와의 막말 싸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이어진다.

정치공학적으로 지지율에 큰 차이가 날 경우, 가장 효과적인 전술은 네거티브 전법으로 알려져 있다. 네거티브를 당하면, 더 심한 말을 찾아 역공을 감행한다.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차기 대선 가상 대결과 여야 대권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충청권 경선에서 과반을 넘기며 선두를 차지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위를 유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차기 대선 가상 대결과 여야 대권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충청권 경선에서 과반을 넘기며 선두를 차지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위를 유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축제라고 하는데, 막말 싸움판을 보고 있노라면 맘껏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아서 그렇다고 치부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뭔가 휑한 느낌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지도자 품격

우리 선조들은 공직자 등용 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요시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용모, 언변, 글씨, 그리고, 판단력을 뜻한다.

시절이 바뀐 까닭에 요즘 글씨체를 보고 인간 됨됨이를 가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세 요소는 사람을 판단할 때 아직도 유용할 것이다.

풍채가 좋은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일반 정서이겠지만, 아무래도 정치인을 평가할 때 중요한 기준은 언변일 것이다.

정치인에게 언변이란 대중을 설득하는 힘이다. 설득을 잘한다는 것은 수사(修辭)에 능하다는 것을 이른다. 수사학의 창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을 잘하려면, 말하는 사람의 됨됨이(Ethos), 감성(Pathos), 그리고, 논증(Logos) 삼박자가 순차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거티브의 가장 큰 비중은 에토스에서 파생돼 나올 것이다. 사람 됨됨이와 관련해 과거 발언이나 과거 행적의 도덕적 흠결이 있다면, 당연히 공격을 받게 마련이다. 네거티브를 주장한 당사자에게 유사한 흠결이 있다면, 상대방은 ‘내로남불’을 들고나와 파장은 커진다. 여기에 공정 또는 정의 등 시대적 정서가 적절하게 얽혀진 파토스와 결합되면, 네거티브 효과는 증폭된다.

로고스에서도 말싸움의 고리는 발생한다. 논증이란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 이론적 배경, 합리성 등에 기반을 두고 논리적 정합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상에 대한 오해가 있거나 논리의 비약 또는 이론적 근거가 부실하다면 논증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전지전능할 수 없기에, 로고스에 오류가 있기 마련이다. 사후적으로라도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잘못을 시인하고 방향을 수정해야 옳을 것이다. 프로 정치인이라면, 잘못 든 길에서 언제든지 원점으로 돌아올 줄 알아야 한다. 괜한 고집을 부려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구태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링컨 대통령의 연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상원의원들 앞에서 취임연설을 할 때, 귀족 출신의 상원의원이 일어나 조롱하듯이 말했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당신 아버지가 구두 수선공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 아버지는 가끔 우리 집에 찾아왔고, 지금 내가 신고 있는 구두도 바로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형편없는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아마 미국 역사에 없을 겁니다.“

이 정도면 막말 싸움의 끝판왕이라 할 것이다. 링컨 대통령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눈물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의원님! 한동안 잊고 지냈던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아버지는 완벽한 솜씨를 가진 구두 수선공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솜씨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 중에도 제 아버지가 만드신 구두를 신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신발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제게 말씀해주십시오. 아버지로부터 곁눈질로 배운 솜씨로 손봐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솜씨는 아버지 솜씨에 비교조차 할 수 없기에 큰 기대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아버지는 '구두 예술가'이었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아들이고, 지금도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가난했던 과거사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칠 수 있었던 자신감이 돋보인다. 사람 됨됨이에도, 파토스에도 로고스에도 완벽한 삼박자를 갖춘 반격이었다. 짧은 연설 속에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주장, 평등주의, 노동 가치의 신성함,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존경까지 담고 있다.

본보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조원씨앤아이를 통해 실시한 우리 사회의 갈등 요인별 심각도 여론조사 결과.  ©스트레이트뉴스
본보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조원씨앤아이를 통해 실시한 우리 사회의 갈등 요인별 심각도 여론조사 결과.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한국사회의 갈등의 요인을 여론조사한 결과, '빈부갈등'을 우선 꼽은 권역이 19대 대선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지도와 사실상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한국사회의 갈등의 요인을 여론조사한 결과, '빈부갈등'을 우선 꼽은 권역이 19대 대선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지도와 사실상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갈등조장 정치인은 민주사회의 공적

2022년 3월 9일과 6월 1일 20대 대통령선거와 민선 7기 지방선거일을 앞두고 계층 이념 지역 세대 등을 부추기는 감정 선동, 감성 뉴스가 정치판에 넘친다. 그 강도는 갈수록 심할 것이다. 온 국민의 갈등과 질시, 대립을 조장하는 정치판은 분열과 증오와 혐오를 낳아, 정치에 대한 불신과 함께 사회갈등을 조장, 국민과 국가의 경제적인 부담과 비용을 가중할 뿐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지난 6월 창간 9주년을 맞아실시한 ‘한국사회의 갈등 현주소’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회의 중추 세대인 40~50대의 10명 중 6명이 갈등의 심화 요인으로 ‘빈부와 이념’을 꼽은 바 있다.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구조적 갈등을 간파, 이를 조정하고 풀어나가는 정치인, 갈등의 요인과 비용을 줄이면서 나라의 소득 증대를 이끌 뿐만 아니라 민초의 행복 체감도를 높이는 정치 지도자, 그 갈망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 절실하다. 그가 링컨처럼 언제나 여유가 넘치고 품격있고, 유머 감각이 풍부한 정치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단언하건대, 화려한 말잔치와 장밋빛 공약 남발, 부당한 정파성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대선과 지선의 주자, 그들은 한국 사회가 선결해야 할 갈등구조의 공적이다. 국민의 현재 갈등과 불안,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중앙과 지방의 리더는 단순 기대에서 나오지 않는다. 깨어있는 국민, 현명한 유권자의 적극적 한 표 행사에서만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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