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남양유업, 소송전 돌입할 듯…남양유업 추가 이미지 하락 불가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수자 한앤컴퍼니와 매도자 남양유업이 서로 소송전에 나서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의 기업 쇄신 진정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을 상대로 지분 매각 합의를 이행하라며 법원에 소송을 내고,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 전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의 계약 이행 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 등으로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7월 30일 홍 전 회장은 한앤컴과 주식매매계약 종결 최종 선언을 앞두고 돌연 주주총회를 연기했다. 이에 한앤컴은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불사한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은 최종시한까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흘러 대금 지급 시기인 8월 31일까지 이렇다할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양측의 소송전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저평가된 매각가를 높이려는 홍 전 회장 측의 요구가 있었다", "남양유업의 프랜차이즈 사업인 ‘백미당’의 소유권을 오너 일가가 계속 유지하겠다고 요구했다" 등의 설이 나돌고 있다.

홍 전 회장은 한앤컴퍼니에 자신의 지분 52.63%(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유보금이 8000억원에 달하는 등 홍 전 회장 측이 헐값에 매각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 측도 "홍 전 회장의 무리한 요구로 계약의 진행이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법무법인 화우를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웠고, 홍 전 회장 측도 LKB앤파트너스를 선임하면서 매각이 무산될 경우 양측의 법정 싸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남양유업 노동조합은 "회사를 개인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직원들을 한낱 도구로 생각하는 파렴치한 행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홍 전 회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5월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포기하고, 자식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며 눈물의 대국민 사과로 싸늘했던 대중의 시선을 어느정도 거둬들이는데 성공했다.

불과 3개월이 지난 현재, 계약이 무산 될 경우 홍 전 회장의 기업 쇄신 의지, 눈물의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은 의심받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남양유업의 이미지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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