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3위 업체 인수 가능성 높아
바이든 행정부도 반도체 공급망 지원사격

미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추가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인텔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3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
미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추가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인텔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3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

높아진 반도체 수요로 전세계가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 추가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인텔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3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시 300억달러(약34조26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앞서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200억달러(22조6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파운드리 시장이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3강 체제'로 재편돼 중국의 TSMC 추격에도 벅찬 삼성전자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의 성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앞서 톰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파운드리가 인텔의 인수합병 대상이라는 보도는 추측"이라며 인텔과의 인수 협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음해 기업공개(IPO) 계획에 변함이 없으며,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10억달러를 들여 뉴욕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콜필드 CEO는 글로벌파운드리의 대주주인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인텔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들은 회사를 (매각보다) 유지하는 데 관심이 클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로이터는 글로벌 파운드리의 주고객이 AMD 등 인텔의 경쟁사인 점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2008년 AMD가 반도체 생산 사업을 분리하면서 설립된 회사로 태생부터 AMD와 관련이 깊다.

미국 증권가에선 인수 자금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WSJ 조사에 따르면 인텔의 현금성 자산은 238억달러(약 27조4000억원)로 글로벌파운드리 예상 인수대금보다 작다.

애리조나 등에 대규모 투자를 앞둔 인텔이 거금을 들여 M&A까지 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텔 펫 겔싱어 CEO는 지난 22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 여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인수합병(M&A)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배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도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인텔의 파운드리 확충에 여러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를 둘러싼 예측이 분분한 가운데 인텔은 26일(현지시간) 기술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공정, 중장기 사업 전략 등에 대해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인텔로 시작된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 재편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을 통해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도 지난 5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 기업의 파운드리 시장 강화에 삼성전자도 몸놀림이 바빠져야 할 시기다. 이에 최근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8·15 가석방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조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지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오스틴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해 텍사스주 테일러와 뉴욕·애리조나도 후보군으로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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