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시행되자 대형마트·온라인몰 매출 뛰어
집밥 수요 증가…생수·라면·밀키트 매출 두자릿수 늘어
백화점 소비는 위축…골목상권 매출은 더욱 줄어들 듯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면과 생수, 가정간편식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대면 수요가 확대되면서 식당가 등 골목상권 매출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면과 생수, 가정간편식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대면 수요가 확대되면서 식당가 등 골목상권 매출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모습.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면과 생수, 가정간편식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대면 수요가 확대되면서 식당가 등 골목상권 매출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이마트에서는 과일과 채소, 축산, 즉석조리델리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4∼7% 늘었다. 완구와 디지털가전 매출은 각각 15%, 10.4%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8.9% 늘었다. 이중 마스크와 손소독제 매출이 각각 19.9%, 54.1% 증가했다. 라면(10.0%), 밀키트(13.5%), 생수(29.2%)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집밥 수요가 늘어나고 학생들의 원격수업이 전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영향에다가 최근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온라인 주문도 많아졌다.

롯데마트 온라인몰에서는 12∼15일 매출이 전주 대비 9% 올랐다. 생수와 가정간편식·밀키트 매출이 각각 18.7%, 12.1% 늘었다. 라면 매출은 7.1% 증가했다. 손소독제 매출은 두 배 이상(109.9%)으로 뛰었다.

장보기 쇼핑몰 ‘마켓컬리’에서는 같은 기간 채소와 기호음료, 주방용품 판매량이 각각 2%, 12%, 5% 늘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밀키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밀키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SSG닷컴에서도 생수, 가정간편식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보였다.

쿠팡에서는 매출 변화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앱 공지를 통해 '주문량 폭증으로 지역별로 배송이 지연되거나 일부 상품이 품절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쿠팡은 또 주문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인이 자기 차량으로 배송하는 아르바이트인 쿠팡 플렉스의 단가를 한시적으로 인상했다.

백화점 소비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13∼15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작일인 12일은 롯데백화점 휴점일이었다. 품목별 매출을 보면 잡화여성의류는 12.2%, 남성스포츠는 2.3% 줄었다.

12∼15일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 대비 8.1%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사실상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골목상권은 더더욱 악화되고 있다.

배달보다 매장 영업에 의존하는 음식점들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의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코로나19가 1년 반이 넘도록 팬데믹(대유행) 상태가 유지되면서 골목상권의 매출과 이익, 고용인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골목상권이 하반기에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7명(65.3%)은 하반기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았던 때에 비해서도 평균 11.7% 추가로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옷가게·화장품가게·꽃가게(25.8%), 식당·카페 등 음식점(25.2%), 노래방·세탁소 등 기타업종(24.9%), 미용실·피부관리소(24.5%), 슈퍼마켓·편의점·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19.9%) 순으로 매출액 감소 폭이 컸다.

매출 감소 이유를 묻는 말에는 가장 많은 58.2%가 '코로나19에 따른 골목상권 경기 악화'(58.2%)를 꼽았다. '동일 업종 간 경쟁 심화'(16.2%), '경쟁 상권 활성화로 해당 상권 침체'(15.7%) 등의 답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은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35.2%),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인건비 부담 완화'(23.7%),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완화'(16.5%)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도 42.8%나 됐다.

특히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에 이뤄진 것이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충격이 가시화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제 골목상권의 매출 타격은 더욱 클 수 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과 거리두기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며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골목상권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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