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대리운전 이어 퀵서비스 사업 진출
카카오 "기업 고객 위주의 퀵서비스, 개인고객으로 넓힐 것"
기존 전화호출 업체 반발 커…기사 이탈시 영세업체 고사 우려

카카오가 택시에 이어 퀵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가 택시에 이어 퀵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가 택시에 이어 퀵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카카오는 기업 고객 위주의 퀵서비스 시장을 개인고객으로 더욱 넓히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퀵서비스 시장에 위치한 기존 전화호출 업체의 우려도 크다.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연간 4조원에 달하는 퀵서비스 시장에 공식 진입했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30일 카카오 T앱을 개편하고 ‘카카오퀵’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택시와 대리운전, 셔틀버스, 항공권 예약 등에 집중해 온 카카오모빌리티가 택배와 퀵 서비스 등 생활물류 영역에도 진출한다는 뜻이다.

지난 5월에 이뤄진 카카오퀵 기사 사전예약에는 10일 만에 1만명이 넘는 퀵 기사가 참여하는 등 카카오퀵 서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게다가 모집에 응한 퀵 기사 절반 이상이 도보, 자전거, 킥보드, 자가용 등의 이동 수단으로 참여를 희망하는 일반인들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화주와 일반인 퀵 기사를 직접 연결해 퀵서비스 시장을 바꿔나가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기존 퀵서비스 시장은 퀵 주문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업체인 플사와 지역에서 퀵 기사를 관리하는 업체인 퀵사가 존재하는 식이다. 즉 소비자(화주)-플사-퀵사-퀵 기사를 연결하는 식인 4자구조인 복잡한 형태를 지녔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플사와 퀵사의 역할을 동시에 맡아 소비자-카카오모빌리티-퀵 기사라는 3자 구도를 만들었다.

퀵 서비스 시장이 이렇듯 3자 구도 형태가 구축된다면 소비자들이 불만을 품었던 배송시간 확인, 제각각인 배송료 등에 대한 불투명성이 해결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일반 퀵기사를 모집하는 방법은 국내 최대 배달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부족한 라이더(기사) 수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배민 커넥트’와도 유사하다. 배민 커넥트의 도입으로 전문 기사가 아니더라도 일반 회원이 자전거나 도보로 배달이 가능해져 배달망이 촘촘해졌다.

이에 맞춰 카카오모빌리티는 편리한 접수, 도착시간 예측, 정확한 가격 등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의 퀵서비스가 B2B(기업대 기업)위주이고, 투명성 확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개인고객도 퀵 서비스 이용이 원활하도록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의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존 업체와의 차별성을 확실히 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다만 카카오가 이전부터 택시 사업 진출 등에서 기존 업계의 큰 반발을 사왔던 만큼 이번 퀵서비스 진출에 대해서도 기존 업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서비스 시장을 장악하면서 영세한 퀵서비스 업체나 퀵 기사들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퀵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가 업계 진입 초반에는 정부와 타업체의 눈치를 보느라 대대적인 점유율 뺏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흘러 퀵 기사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마케팅을 펼치면 기사들의 이탈이 심해져 영세한 업체들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퀵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가 택시 업계에 진출하면서 실제로 여러 택시 업체들이 카카오에 종속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면서 “3자 구도 시스템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이후에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가 서비스 수수료를 대폭 올린다면 퀵기사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의 퀵서비스 업체와는 달리 퀵 기사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프로그램비, 보험비, 가입비 등이 없이 퀵서비스의 회당 수수료만 받는다.

현재 다른 업체들과 달리 기사들에게 프로그램비(주문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 보험비, 가입비 없이 운송 건 별 수수료만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타업체와의 차별성으로 내세울 정도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타업체의 점유율 확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퀵서비스 시장 전체를 더욱 키우려는 목표”라며 “기업고객 위주의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도 퀵서비스 이용을 용이하게 한다면 시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퀵 기사들이 납부하는 비용도 줄어든다”며 “기존에 택시 서비스도 호출비가 있었지만 카카오의 시장 진입으로 인해 무료 호출 서비스가 생겼고 보험비 등 수수료가 대폭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퀵 서비스는 수도권에서만 진행했던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서비스 출시 약 보름 만에 이뤄진 일로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많은 기사들의 요구에 힘입어 적용 지역이 전국으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퀵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면서 퀵 기사들의 서비스 이용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