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 늘어난 항공 화물운임에 기대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 업계 재편 가속화
여행수요 회복에도 코로나 델타변이 변수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의 하와이 노선 운항.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의 하와이 노선 운항. 연합뉴스

항공업계는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의 국가가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여객 수요가 줄어들어 위기에 처했다. 이 위기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져 여객 수요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 기대감으로 하반기 여객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대형 항공사, 늘어난 항공 화물운임으로 버틴다

증권사가 지난 5일 내놓은 전망치를 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66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51.1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전망치는 1조993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7284억원보다 2000억원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항공이 2분기에도 흑자를 내면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항공 화물운임 인상과 물동량 증가에 따른 화물 사업 호조가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 운임은 올해 5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4월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kg당 8.48달러, 5월 운임은 8.70달러를 기록했다.

6월에는 1kg당 7.89달러로 전달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지난해 최고치인 7.73달러보다 높은 상태다.

2분기에는 물동량도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의 5월 화물 수송 실적은 28.2만톤으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28.4% 증가했다. 주요 노선별로는 미주 노선 39.1%, 일본 노선 33.9%, 중동 노선 23.2%, 유럽 노선 16.2%, 중국 노선 154.5% 등이 증가했다.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다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30억원이다.

대한항공 항공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항공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LCC 업계, 2분기에도 적자 계속될듯

대형항공사가 항공 화물로 활력을 얻은 것과는 달리 LCC(저비용항공사)는 2분기에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보고서를 낸 증권사 3곳의 제주항공 2분기 매출 전망치는 938억원, 영업손실 전망치는 634억원이다. 70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지난해 2분기보다 손실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진에어는 2분기 영업손실 539억원, 티웨이항공은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됐다.

LCC들은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을 확대하고 국내선 여객 수가 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선 여객 수는 5월 314만명, 6월 304만명으로 두달 연속 300만명대를 돌파했다. 국내선 여객 수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제주항공은 인천~타이베이, 인천~하이커우, 인천~호치민 화물 노선을, 티웨이항공은 인천~베트남 호치민·하노이, 인천~홍콩 화물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순항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순항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표한 후 인수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에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확인을 거쳐 인수 후 통합(PMI:Post Merger Integration) 계획안을 확정했다.

PMI 계획에는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통합 방안과 함께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계열 항공사의 통합방안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이슈 해소 방안,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지원사업부문 효율화 방안 등이 담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해 논란이 발생했지만 최근에 KCGI가 물러서면서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안항공의 통합이 크게 문제 없이 진행되면서 기업결합심사만 넘기면 대부분의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고 터키, 대만, 태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다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결합심사가 모두 이뤄진다면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의 항공사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다만 통합 후에도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앞으로 2~3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수익 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결정…LCC재편 가속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지난해에 위기를 겪었으나 올해에는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2일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최종 인수예정자인 중견건설업체 ‘성정’과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2019년 12월부터 진행한 구조조정 절차에서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에 실패하고, 작년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이스타항공은 성정으로부터 인수대금 1100억원을 받고 부채상환에 나선다. 이후 효력이 정지된 항공운항증명(AOC)을 다시 취득해 운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논란 끝에 이스타항공이 인수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LCC 업계의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LCC 업계에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스타항공·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에어프리미아 등 9개사가 존재한다.

여기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이뤄지면서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통합 작업도 적극 논의되고 있다.

추석 연휴 유럽 여행상품 기획전. 하나투어 제공
추석 연휴 유럽 여행상품 기획전. 하나투어 제공

◇트래블 버블로 재개될 해외여행, 델타변이·백신접종 여부 주목

코로나19로 인해 1년이 넘도록 멈춰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이 현실화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하나투어, 인터파크, 참좋은여행 등 여행업체들이 해외여행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방역우수국가에 대한 단체여행 허용 등 해외여행 인센티브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은 LCC업계에게는 희망과는 같은 소식이다. 항공사들은 당장 시작된 추석연휴 공략을 위해 부정기편과 전세기 등을 투입해 여행수요 공략에 나섰다.

국내 항공사는 국제선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기에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선 운항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국내외에서 급등한다는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된다면 타국과 트래블 버블 조인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

항공사들은 하반기 휴가시즌에 맞춰 휴항 중이던 노선들을 연이어 재개하기로 한 상황이다. 그러나 조금씩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것보다 코로나19 변이가 먼저 들이닥치면서 여행 수요를 대폭 줄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하루 국내 확진자가 12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세도 높다. 이에 항공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과 위험도를 고려해 노선 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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