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남매 나란히 구설에도
오너일가 여전히 그룹 지배구조 정점
"지배구조 개선, 투명한 의사결정 시급"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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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잇달은 오너 일가의 구설수에 오너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윤영환 대웅제약 창업주의 삼남 윤재승 전 회장이 욕설과 막말로 물러난데 이어 막내딸인 윤영 전 부사장까지 경찰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윤 전 부사장 등을 상대로 공동공갈과 공동강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전 부사장 등이 채무자A씨의 딸 결혼식장에서 빚을 갚으라셔 축의금을 가져갔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대웅제약은 윤 전 부사장이 8년 전에 퇴직했기 때문에 회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전 부사장은 대웅제약의 모기업인 대웅의 지분 5.4%를 보유해 윤재승 전 회장과 윤재용 전 대웅생명과학 사장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의 오빠인 윤 전 회장도 직원들에게 욕설과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윤 전 회장은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2014년 대웅제약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2018년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녹취록에서 윤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미친' 등의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회장 역시 경영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지배력의 정점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오너인 윤 전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윤 전 회장이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의 지분 11.61%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은 대웅제약(41.25%), 대웅생명과학(76.8%), 대웅바이오(1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위장약을 판매하는 경쟁사를 막기 위해 특허권을 남용해 방해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2억97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경쟁사 파비스제약의 ‘제네릭’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파비스제약의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판매를 방해했다. 아울러 위장약 알비스의 후속 제품인 알비스D의 특허출허 데이터를 조작해 특허를 출원했다.

공정위는 두개의 혐의 모두 윤 전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특별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고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악재는 곧바로 기업가치에 반영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웅제약은 공정위의 철퇴를 맞은 3월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3만6000원에서 12만원까지 하락했다.

오너일가의 잇단 잡음에 대웅제약의 기업이미지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도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비슷하게 오너일가의 일탈과 비윤리 경영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된 남양유업은 결국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 바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밀어내기식 영업을 벌이다 불매운동 역풍을 맞고 좌초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2019년엔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남양유업에도 타격을 입혔다. 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경쟁사의 제품을 비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나쁜 기업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마지막으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77.8%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질병 당국과 전문가들이 실험결과가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식품안전의약처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조작 조사까지 받게 됐다. 결국 홍원식 회장과 오너일가는 모든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키로 하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비윤리적 경영이 기업의 최대 리스크로 돌아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기업의 최고 미덕이 이윤추구라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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