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 대신 조작 외교로 노골화되는 일본의 독도 도발
성화봉송 지도 왜곡, 2015년 도쿄 도립도서관 전시에서 출발
우리 군 독도방어훈련에 ‘다케시마 일본 영토’ 주장하는 日
자위대, FOIP 영상 통해 전 세계에 ‘독도 분쟁지역’ 부각 의도
형평성과 중립성, 올림픽 정신 모두 망각한 국제올림픽위
일본 정부 자료들과 각종 고지도, 한국의 독도 영유권 입증

일본의 독도 도발이 그칠 줄 모른다. 시마네현은 매년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연다. 2013년부터 차관급 인사가 파견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JOC)는 홈페이지와 성화봉송 지도에 다케시마를 올려놓았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것이다. 우리 군이 영토 방어 목적으로 매년 실시하는 독도방어훈련을 비난하며, 잠정 합의된 G7 정상회의 한일 약식회담을 일방적으로 회피하기도 했다. 자위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홍보하는 동영상에 ‘다케시마 영토분쟁(territorial disputes)’이라고 명기해 우리의 주권을 부정했다. 독도, 그 속살로 들어가 보면 일본이 탐낼 만한 보물이 가득하다. 왜 이렇게 독도에 집착하는지 알 만하다. 마침 경상북도 울릉군이 보물 가득한 독도와 울릉도를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타당성조사를 실시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독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국제정세 변화와 독도의 주권, 그리고 독도가 품고 있는 세계적인 보물들을 탐사하는 특집을 마련했다.<편집자주>

         <글 싣는 차례>

① “독도는 일본 땅”, 파렴치 극한 치닫는 日

② 세계적인 대양섬 ‘독도 평정해산’ 탄생 비밀

③ 세계 유일한 기후변화 연구 지표해역, 동해

④ 국제정세 변화와 한일의 독도 정책 전망

⑤ 독도의 높은 생물다양성과 지리적 고유도

⑥ 독도의 사계,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의 보고

⑦ 그 많던 독도강치(바다사자)는 누가 다 먹었나?

⑧ 생명의 선물, 탄산염 퇴적물과 메탄 하이드레이트

⑨ 기후변화와 해양온난화에 의한 해양체제변환

⑩ 독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능할까?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다케시마(竹島)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의 고유 영토이다.”

지난 6월 15일, 일본 가토 가쓰노부(加藤 勝信) 관방장관이 한 말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얘기. 한국의 입장과 토씨 하나 틀린 게 없다. 도발도 이 정도 수위면 많이 발전한 셈이다. 그는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 계속 우리의 영토, 영해, 영공을 단호히 지키겠다는 결의로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멋모르는 외국인이 들으면 독도는 일본 땅이다.

▲일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 새 각료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2021.01.05)(Reuters)
일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 새 각료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2021.01.05)(Reuters)

시마네(島根)현은 2005년부터 매월 2월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연다. 올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일개 지방정부 행사에 와다 요시아키(和田義明) 내각부 정무관을 보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부터 차관급 인사를 파견해 온 조치의 연장이다. 제국주의 침탈 역사를 부정하는 역사 퇴행적 행위가 9년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의 독도 도발은 더 노골적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홍보 대상도 전 세계로 확대됐다.

조작과 왜곡의 日 역사, 성화봉송 지도와 도쿄올림픽 홈피로 이어져

1779년, 일본 근세사에 엄청난 발자취를 남긴 지리학자 나가쿠보 세키스이는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를 만들었다. 그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시돼 있다. 그런데 1846년 해적판이 나돌았다. 그 지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영토로 둔갑해 있었다. 누군가의 조작이다.

일본의 지도 조작 병증은 올림픽 지도로 이어졌다. 1964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후, 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쿄올림픽 공식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보고서에 첨부된 성화봉송 지도에는 독도가 없었다.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지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2019년 네 번째 올림픽 지도에 난데없이 독도가 등장했다. 시쳇말로 ‘갑툭튀’다. 독도뿐 아니라, 일본이 러시아 및 중국과 다툼을 벌이는 쿠릴열도와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도 포함돼 있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 공식보고서에 없던 독도가 2015년 도쿄도서관 전시회에서 조작된 후, 2021년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지도에 기존 축적보다 크고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jtbc 일부 화면 캡처) ⓒ스트레이트뉴스
▲1964년 도쿄올림픽 공식보고서에 없던 독도가 2015년 도쿄도서관 전시회에서 조작된 후, 2021년 도쿄올림픽 성화봉송 지도에 기존 축적보다 크고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jtbc 일부 화면 캡처) ⓒ스트레이트뉴스

지도 조작 사건의 배경은 2015년 도쿄 도립도서관이 개최한 전시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시회 슬로건은 ‘1964년 도쿄올림픽 기억 되살리기’였다. 1964년 성화봉송 지도가 전시됐는데, 거기에는 독도가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축적보다 크고 선명하게 표시돼 있었다. 조작된 지도였고, 그 전시회의 후원자는 일본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였다.

공식보고서에도 없던 독도가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갑자기 등장한 것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올림픽 역사의 왜곡이다. 이처럼 명백한 왜곡에 도쿄도와 도서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모른다”, “자료가 없다”,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는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독도 향한 끝없는 군사 도발

우리 군의 동해영토 수호훈련에는 독도방어훈련이 포함돼 있다. 영토 방어를 목적으로 매년 실시하는 훈련이다. 이에 대해 일본의 입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지난 5월 28일 “다케시마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며 “한국 측 주장은 전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일 양국은 지난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 도중 약식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은 회담에 일방적으로 불응했다. 독도방어훈련이 명분이었다.

일본 자위대가 제작한 동영상에는 이보다 강한 도발 내용이 담겨 있다. 현충일이던 지난 6월 6일, 일본 자위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을 홍보하는 2분40초짜리 일본어판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영상에서 자위대는 독도 옆에 ‘다케시마 영토문제’라고 썼다.

우리 정부가 강력 항의했지만, 일본은 한술 더 떴다. 6월 18일, 한국의 합동참모본부 격인 통합막료감부가 영어와 프랑스어로 제작된 2분20초짜리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 영상에는 독도 옆에 ‘영토문제’보다 한 단계 높은 ‘영토분쟁(territorial disputes)’이라고 썼다.

일본 정부의 의도는 명확하다. 독도를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위협하는 분쟁 요인으로 부각해 한국의 주권을 부정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6월 1일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엄중 항의하고, 정계와 언론,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규탄에 나섰지만, 일본은 여전 안하무인이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올림픽위원회 본부의 항공사진(IOC, photo by Adam Mørk) ⓒ스트레이트뉴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올림픽위원회 본부의 항공사진(IOC, photo by Adam Mørk) ⓒ스트레이트뉴스

우리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적극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3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IOC가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지우라고 권고했고, 우리 정부가 올림픽 정신에 입각해 받아들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IOC의 답변은, 올림픽 정신은 물론 형평성과 중립성에도 맞지 않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입장을 참고하라”는 것이었다.

일본의 도발에 북한까지 거들고 나섰다. 북한 체육성 강옥경 부원은 ‘조선의 오늘’에 실린 ‘신성한 국제경기대회를 악용하지 말라’는 제하의 글에서, 평창올림픽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지운 사실을 언급하며 “일본 반동들은 지금처럼 추악한 독도 강탈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비열하게 놀아대다가는 더 큰 국제적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고 규탄했다. ‘파렴치’, ‘후안무치’, ‘악랄’, ‘반역사적 망동’ 등의 용어가 동원됐다. “남조선의 정계, 사회계, 언론계를 비롯한 각 계층이 강력히 규탄하는 것은 너무도 정당하다”고도 했다.

“독도는 일본 땅”, 생떼 근거로 도발 연속

일본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근거는 “제2차 세계대전 후 1951년 체결된 샌프란시스코조약(대일본강화조약, Treaty of Peace with Japan)에 적시된 한국 반환 영토로 제주도와 거문도, 울릉도는 있지만 독도는 없다”는 것이다.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도서이다. 부속도서까지 기재하는 조약은 없다. 대마도가 원래 부산 동래부의 부속도서였다는 사실은 차치하자. 한국이 오키섬, 구로시마섬, 아카섬 등 수많은 대마도 부속도서를 한국 영토라고 주장하면, 그 섬들을 모두 내어줄 텐가?

▲샌프란시스코조약(대일본강화조약)에 서명하는 일본 시게루 요시다 총리. 52개 참여국 중 49개국이 조약문에 서명했다(1951.09.08) (japansociety.org)
▲샌프란시스코조약(대일본강화조약)에 서명하는 일본 시게루 요시다 총리. 52개 참여국 중 49개국이 조약문에 서명했다(1951.09.08) (japansociety.org)

 

두 번째 근거는 “독도가 1905년부터 일본의 영토였고, 이전에는 무인도였다”는 억지 주장이다. 국제적인 영토 문제를 판단하는 두 가지 원리가 있다. ‘발견의 원리’와 ‘선점의 원리’이다. 먼저 발견하고 제일 먼저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릉도와 독도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고대 한반도 사람들이고, 그들이 독도에서 어로활동을 한 공식 기록은 일본보다 1,000여 년 앞선다. 이에 대해 일본은 “조선이 독도를 점유했다는 기록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무모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세 번째 근거는 지도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죽도지도(1724)’와 ‘하이풍속인정지사태부도전도(1790)’, ‘화이일람도(1806)’, ‘일본병북방도(1940)’에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에도 막부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수차례 확인했다. ‘죽도지도’는 지방의 한 번주가 제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병북방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시돼 있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 야욕의 표현일 뿐이다. 전술한 대로, 일본은 1846년 조작된 해적판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일본 자료도 “독도는 한국 땅” 입증

반면 위에 언급된 지도 외에 대부분의 지도는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한다. 지증왕 13년 섬나라 우산국, 세종실록지리지, 이런 사실들 다 제외하고, 일본이 스스로 ‘독도는 한국 땅’임을 입증한 자료들만 살펴보자.

일본이 가장 오래된 근거 지도로 내세우는 죽도지도보다 58년 앞서 일본에서 제작된 고문헌 <은주시청합기(1667)>에는 ‘울릉도(竹島)와 독도(松島)는 고려의 영토’라고 기록돼 있다.

나카쿠보 세키스이가 제작한 ‘개정일본여지노정전도(1779)’와 하야시 시헤이가 제작한 ‘삼국접양지도(1785)’에도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영토’라고 표시돼 있다. 삼국접양지도에는 아예 지도상에 ‘조선의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18세기 유럽의 국제법상 공인지도였던 ‘삼국접양지도’ 프랑스판. 일본인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제작한 삼국접양지도를 독일인 크라프로스(Klaproth)가 번역‧제작했다. 조선은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다. 화살표 부분이 독도인데, 하야시 시헤이는 대마도도 조선의 영토로 표시했다.(삼국통람여지로정전도와 이능도 중간의 독도, 호사카 유지, 2008)
▲18세기 유럽의 국제법상 공인지도였던 ‘삼국접양지도’ 프랑스판. 일본인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제작한 삼국접양지도를 독일인 크라프로스(Klaproth)가 번역‧제작했다. 조선은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다. 화살표 부분이 독도인데, 하야시 시헤이는 대마도도 조선의 영토로 표시했다.(삼국통람여지로정전도와 이능도 중간의 독도, 호사카 유지, 2008)

1696년 1월, 도쿠가와 막부 관백(집정관)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재차 확인하고, 일본 어부들에게 ‘독도 조업금지’ 칙령을 내렸다. 메이지 유신 후 들어선 일본 정부 역시 <조선국교제시말내탐서(1870)>라는 보고서에서 ‘울릉도와 독도는 역사적으로 조선의 영토’임을 공인했다.

1876년, 일본 정부가 지도‧지적도 제작 훈령을 내렸을 때, 시마네현은 울릉도와 독도를 시마네현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질문했다. 일본 내무성은 5개월여 조사 끝에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영토이고 일본과는 관계없는 땅’임을 확인했다. 1877년, 일본 최고국가기관인 태정관 역시 동일한 훈령을 내무성에 내려 보냈고, 내무성은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므로, 지도에서 빼라’는 훈령을 시마네현에 내렸다. 당시 일본 육군참모국이 제작한 ‘조선전도’를 봐도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

▲일본 최고국가기관인 태정관이 ‘울릉도와 독도의 시마네현 포함 여부’에 대한 시마네현의 질의에 내려 보낸 지령(1877.03.29) ⓒ스트레이트뉴스
▲일본 최고국가기관인 태정관이 ‘울릉도와 독도의 시마네현 포함 여부’에 대한 시마네현의 질의에 내려 보낸 지령(1877.03.29) ⓒ스트레이트뉴스

한일 해양경계선이 그려진 지도를 보면 독도의 영유권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 보다 확실해진다. 1886년 일본에서 제작된 ‘신찬지지’ 중 ‘아시아지도’에는 독도가 한일 해양경계선 바깥쪽, 즉 한국 쪽에 위치해 있다.

1890년과 1891년, 일본 문부성의 검정판 교과서인 ‘소학지리서’에 표시된 한일 해양경계선 역시 독도가 한국령임을 보여준다. 야마가미 만지로가 집필한 문부성 검정교과서 ‘중학교과용지도(1903)’에도 독도는 일본 해양경계선 밖에 위치해 있다. 19세기 말까지 일본 학생들은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고 배웠던 것이다.

그밖에 최근 이돈수 한국해연구소 소장이 공개한 19세기 후반 지도 6점(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제작)에도 독도는 일본 해양경계선 밖에 표시돼 있다.

세계가 확인한 한국의 독도 영유권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기화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몰아가려 한다. 그러나 한국의 독도 영유권은 이미 전 세계가 수차례 확인한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세계 자연 유산인 '독도' 전경
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물섬 독도,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사진:외교부)

1905년 2월, 일본 정부는 독도를 ‘무주지’, 즉 주인 없는 땅이라며 내각회의를 통해 다케시마로 명명하고 시마네현이 행정을 소관하는 일본 영토로 불법 편입했다. 일본 독도 도발의 근대적 시발점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관보 게재조차 할 수 없었다. 이 불법 편입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무효로 선언됐다.

먼저, 승전한 연합국 최고사령부는 1946년 1월 ‘제주도, 울릉도, 독도(Lianccourt Rocks)를 일본 주권에서 제외해 한국에 반환한다’는 SCAPIN(연합국 최고사령부 군령) 제677호를 발표했다. 그해 6월에는 SCAPIN 제1033호를 발표해 일본 어부들의 독도 12해리 수역 접근을 금지했다. 1948년 12월, 국제연합(UN)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공식 승인했다.

또한 연합국은 <연합국의 구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1950)>를 작성했는데, 한국 반환 영토를 ‘한반도 본토와 주변의 모든 섬’으로 규정하면서 제주도와 거문도, 울릉도, 독도를 명기했다(제3항).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군 및 미태평양 공군사령부는 독도가 포함된 한국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한반도의 하늘을 지켰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카디즈(KADIZ, Korean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이다. 카디즈는 지금까지 굳건하게 운용되고 있다.

▲한국(초록색), 중국(빨간색), 일본(주황색)의 방공식별구역(nbr.org). 울릉도와 독도는 초록색 실선 안쪽에 위치해 있다.ⓒ스트레이트뉴스
▲한국(초록색), 중국(빨간색), 일본(주황색)의 방공식별구역(nbr.org). 울릉도와 독도는 초록색 실선 안쪽에 위치해 있다.ⓒ스트레이트뉴스

일본은 러시아와는 쿠릴열도, 중국과는 조어도(댜오위다오, 센카쿠), 한국과는 독도를 두고 대치 중이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에 대해, 일본은 “샌프란시스코조약(1951)은 패전국에 내려진 불리한 결정”이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의 책임을 져야 하고, 샌프란시스코조약은 정당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조어도는 반대상황이다.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땅이니 내놓으라면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다투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이겨봐야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이 거의 동일한 상황인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분쟁지역화 해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 뻔히 보이는 국제적 이율배반이다. 사법 절차를 가장한 일본의 전략에 우리 정부가 적극 대응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세계가 확인한 권리를 새삼 증명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6일, 스페인 정부는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맞아 상원도서관이 보관 중인 ‘조선왕국전도(1730)’를 공개했다. 독도가 한반도 땅임이 명시된 지도이다. 그 밖에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일본은 올림픽 정신까지 훼손해가며 끊임없이 도발해 오고 있다.

왜 그럴까? 분명한 이유가 있다. 독도가 가지는 해양학적, 생물학적, 기후학적, 지질‧지형학적, 경제학적 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세계적인 대양섬인 ‘독도 평정해산’에 대해 살펴본다.

다음기사 → [스트레이트특집-독도 유네스코] ②세계적인 대양섬 ‘독도 평정해산’ 탄생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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