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어 2분기도 실적 저조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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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장영일 기자] 라면업계의 2분기 실적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곡물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외식 증가, 전년도 기저효과 등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농심의 매출 6389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49.7% 감소하는 것이다.

오뚜기는 올해 2분기 매출 643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6.9%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삼양식품도 매출(1705억원)과 영업이익(221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2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우선 곡물 가격 상승때문이다.

국제 밀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의 소맥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평균 톤당 260.88달러로 지난해 12월(197.84달러)보다 39.8%나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3.8%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6년부터 곡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라면업계는 수년째 가격을 동결해왔다. 농심과 삼양라면은 각각 2016년과 2017년부터 가격을 동결했고, 오뚜기는 2008년부터 13년째 진라격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팜유 단가 상승도 원가 부담을 증대시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팜유는 56% 올랐는데,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이 있다고 밝혔다.

앞선 1분기에도 라면업계의 실적은 부진했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나 줄었고, 오뚜기는 영업이익이 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삼양식품도 영업이익이 46.2%나 줄었다.

더욱이 국제 곡물 가격이 3~6개월 시차를 두고 업체 매입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원가 상승 부담이 업계를 짓누를 전망이다.

원가 부담 속에서 라면처럼 소맥을 많이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올초 각각 평균 가격을 2.8%, 1.5% 인상했으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각각 5.6%, 9%씩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라면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커 오뚜기가 올 초 가격을 인상하려다가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업계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라면 소비를 줄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외식 경기 회복에 따른 B2B(기업간 거래)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소매판매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초기 팬데믹 속에서 라면 사재기에 나선 소비자가 많았지만 올해는 이러한 현상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주저해왔다"면서 "하지만 수년간 가격을 동결한 가운데 원가 상승이 큰 부담이 되고 있어 조만간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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