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로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차가 노동조합 측에 앞으로 두달간 임금 100%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매각 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시동을 걸었다. 쌍용차는 2년 무급휴직이 포함된 자구안까지 꺼냈으나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28일 쌍용차 인수·합병(M&A) 공고를 내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다음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가운데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8월 2∼27일 예비실사를 벌인다. 그 다음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앞서 쌍용차는 이르면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가격 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픙로 매각 진행 상황과 법원 허가 뒤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생 계획 인가 전 M&A 절차를 추진 중인 쌍용차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9월 1일까지로 2개월 늦춰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바 있다.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M&A를 진행해 투자계약을 맺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실제 회생 계획안 제출은 10월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후보들의 실제 참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예정대로 매각 작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쌍용차 인수 의향을 직·간접적으로 밝혀 온 곳은 종전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 외에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다. 미국과 중국 업체 1곳씩도 입찰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다.

단 HAAH오토모티브는 고정비 등의 부담에 투자 결정을 미뤄왔고 최근 미국 판매 전략을 담당해 온 임원들이 잇따라 퇴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인수 후보는 자금 동원력이나 인수 의지 등에 의문이 돌고 있어 실제 매각 흥행 여부는 불확실한 실정이다.

현재 쌍용차의 공익 채권 규모는 7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직원 퇴직 충당금을 제외한 규모는 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조사위원을 맡은 EY한영회계법인 측의 '청산 가치가 더 높다'는 조사보고서 초안 내용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EY한영회계법인은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현 상황에서는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더 높다"는 취지의 중간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의 청산 가치는 1조원, 계속 기업 가치는 7000억원 안팎으로 매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최종 조사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익 채권(약 3900억원)과 이후 투자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대금은 8000억∼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절반의 2년 무급 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도 인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자구안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평가할 것인데, 쌍용차 노사는 산은과 정부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투자자가 없으면 만사가 종잇조각이다. 모든 것을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상욱 의원에 GM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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