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든 불황이든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핵심비결이 있다. 그들은 늘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면서 혁신과 변화를 지속해왔다. 소비자들과의 양방향 소통도 오랜 동안 브랜드의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살펴보고, 비결을 알아본다.

 

지난 1982년 출시된 육개장사발면은 국내 최초 사발면 용기면이다. 특히 1982년 출시된 육개장사발면은 2011년(닐슨코리아 기준) 용기면 시장 1등에 오른 후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1980년대 초반은 라면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었다. 가까운 일본에서 용기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었던 반면, 국내에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었다.

친근한 이미지+맛으로 용기면 대명사돼

고 신춘호 회장의 농심은 곧바로 용기면 개발에 돌입했다. 농심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 봉지면보다 빨리 익고 국물이 잘 베어나는 면을 개발하게 된다. 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 육개장맛 육수를 국물로 하면서, 드디어 육개장 사발면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농심의 용기면 대표가 된 육개장 사발면은 김치사발면과 함께 지난해 누적 판매량 50억개를 넘어섰다. 연간 매출은 10년 전의 두 배다. 지난해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의 매출은 1240억원으로 10년전(660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뛰었다.

육개장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친근한 이미지다. 육개장은 출시부터 현재까지 똑같은 용기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특히 다른 컵라면과 달리 한국의 전통 국사발 모양의 용기면은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살린 장수 비결로 꼽힌다.

1986년 당시 유명 탤런트 강부자씨가 여의도 광장에서 용기에 물을 붓더니 라면을 먹는 모습이 전파를 탄다. 강부자씨가 "요즘 참 편해졌죠. 라면은 농심이 맛있어요"라는 한마디는 육개장 사발면의 편리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게 된다.

더욱이 군대에서 육개장 사발면은 추억이다. 면발이 가는 탓에 빠른 배식이 이뤄져야 하는 군대에서 상대적으로 뜨겁지 않은 물로도 면을 익힐 수 있어 보급품으로 인기를 누렸다.

무난하지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가는 면발에 식감이 좋은데다 고기맛이 나는 구수한 국물도 준수한 편이다.

농심은 스프 개발을 위해 1982년 스프 전문생산시설인 안성공장을 설립했다. 여기서 만들어진 스프로 이후 너구리, 육개장사발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기라성 같은 농심의 대표작들이 출시된다. 이 제품들을 앞세워 농심은 1985년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넘기면서 당시 삼양식품(39.4%)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다.

육개장 사발면은 외국인의 입맛에도 통했다. 육개장 사발면은 1988년 당시 서울 올림픽에 방문한 외신 기자들과 관광객들에게 하루 23만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으며, 주한 미군들도 맵지만 고기맛이 나는 육개장 사발면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육개장 사발면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라면으로 지정되면서 방송을 통해 육개장 사발면을 먹는 외국인이 비춰지면서 세계인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농심은 클래식한 육개장 사발면 외에도 중량을 기존 86g에서 110g으로 늘린 육개장 큰사발면도 출시했다. 2014년에는 육개장사발면의 맛을 그대로 살린 봉지라면 육개장 라면을 내놓으며 라인업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수없이 쏟아지는 신제품들의 대부분이 3년내 사라진다"면서 "40년 넘게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의 품질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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