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

쌍용자동차 노사가 2년 무급휴직 등이 포함된 자구안에 최종 합의했다. 노사는 이달 안으로 자구안과 관련된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달부터 무급휴직도 실시한다. 인적 구조조정은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48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무급휴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14일 평택공장에서 정용원 관리인과 정일권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해 기업 회생을 위한 자구안 조인식을 열고 노사가 자구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무급 휴업 규모 등 세부 시행 방안을 노사협의로 결정한 뒤 다음달 초부터 자구 계획을 시행한다. 자구안엔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무(無)쟁의 확약 등이 담겼다.

앞서 노조가 진행한 자구안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 52.14%로 자구안이 통과됐다.

쌍용차는 "고용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며 "자구 계획을 통해 우호적인 조건 속에 성공적으로 M&A(인수·합병)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무급휴직하더라도 효율적인 인력 운영과 라인 간 전환 배치 등을 통해 생산성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150여명의 정년퇴직 등의 자연 감소 인원에 대해서도 신규 채용을 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인력 구조조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회생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와 관련해 사업계획서를 제시하면 타당성 검토를 거쳐 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일관되게 경영 능력을 갖춘 투자자 유치와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2년 조건부 무급 휴직이 핵심인 자구안에 합의한 것에 대해 진일보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충분한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리 요구사항이 일부 반영됐지만 다 반영된 것은 아니며, 핵심적인 사항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의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상욱 의원에 GM관련 질의를 듣고 있는 모습.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또 "쌍용차 자구안과 잠재 인수 후보자의 평가, 계획을 합쳐서 판단했을 때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지원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판단하기에 한참 준비가 안 돼 있고 조건도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만든 자구안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평가할 것"이라며 "쌍용차 노사는 산은과 정부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조건부 무급 휴직을 투자자 관점에서 본다면 '2년 만에 회생할까, 2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냐, 아니냐'를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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