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 포부, 대한민국 랜드마크 최고 쇼핑 명소 결실 언제?
코로나19에 백화점의 희비 가른 '에·루·샤' 입점 요원
MZ 중심 쇼핑객 붐비나 MD한계로 매출 기대·우려 공존

더현대는 MZ세대(1980~2000년 세대)를 노린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으나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명품 3대장’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의 입점은 여전히 요원하다. [신용수 기자]
더현대는 MZ세대(1980~2000년 세대)를 노린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으나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명품 3대장’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의 입점은 여전히 요원하다. 신용수기자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더현대 서울(더현대)’가 개장한지 4개월이 지났다. 더현대는 MZ세대(1980~2000년 세대)를 노린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으나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명품 3대장’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루샤)의 입점은 여전히 요원하다.

개장 100일째인 지난 5일 토요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에 자리한 더현대를 찾았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SNS감성’을 노린 인기 브랜드가 입점해 젊은 남녀를 비롯해 인파가 꾸준했으나 현대백화점 측이 내세운 국내 최고의 쇼핑의 명소로서는 갈길이 멀어 보였다. 

정지선 회장이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서 그룹의 위상을 제고하는 대표 매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는 여전 진행이고, 그 야심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더현대를 방문한 소비자 A씨는 “최고급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프라다·구찌 등 다른 명품이 입점돼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 B씨는 “백화점에 꼭 명품만을 구입하러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현대에는 구경거리도 많고, 젊은 소비자가 관심이 많은 해외 브랜드도 많다는 입소문을 듣고 방문했다”고 밝혔다.

더현대 서울의 내부 전경. 신용수 기자
더현대 서울의 내부 전경. 신용수기자

◇MZ세대 노린 공간창출, 소비자 관심 높여

더현대는 여의도역과 연결된 지하 2층 매장을 MZ세대를 겨냥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몄다.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는 MZ세대가 열광하는 팝업스토어가 배치됐고 스니커즈 리셀샵인 ‘bgzt’도 입주돼 있다. 이외에도 MZ세대의 인기 매장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 젊은 브랜드도 배치했다.

또 지하 1층에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을 배치했다. 이곳에는 몽탄·뜨락·금돼지식당이 협업한 바비큐 전문점과 태극당 등 인기 식음료 업장을 한군데 모아놨다.

이외에도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블루 보틀’, ‘에그슬럿’ 등이 백화점 최초로 입점했다.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조성된 워터폴 가든(740㎡, 224평)을 조성했고 5층에는 실내 녹색 공원인 사운즈 포레스트(3300㎡, 1000평)를 조성했다. 또 5층과 6층에는 ‘컬처 테마파크’를 선보였다.

실내 녹색 공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과 여가생활 그리고 식사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꾸민 게 특징이다. 쇼핑을 하다가 언제든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이는 더현대가 '도심 속 공원'을 표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당수의 면적을 매장 대신 실내조경과 문화공간 등 고객들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

소비자 A씨는 “일반 백화점과는 다르게 더 젊은 느낌에 볼거리도 많다”며 “인파가 붐비고 코로나로 매장내 인원수 제한에 걸려 식당에서 먹거리를 사거나 음료수를 먹기 힘든 점 있지만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B씨는 “더현대 3층에도 해외에서 떠오르고 있는 여러 브랜드의 편집샵이 입주해 곧잘 구매하거나 구경하곤 한다”며 “1층의 명품관보다 지하 2층에 입주한 매장이 희소한 탓에 사람이 더욱 붐비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해외 명품 브랜드 태부족…성장 걸림돌

다만 인파가 몰리는 것과는 별개로 ‘명품3대장’의 미입점은 매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1층에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버버리·프라다·펜디 등이 입점된 명품관을 꾸렸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은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를 유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입점이 완료된 브랜드는 없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백화점 매출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것은 해외 명품”이라며 “젊은 이미지의 더현대에 구경 오는 방문객은 많을지 몰라도, 매출을 올려주는 명품 쇼핑객이 더현대를 방문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여러 차례 더현대 매장을 방문해본 결과, 1층 명품관보다는 팝업스토어가 다수 입주한 지하2층이나 카페가 입주한 5층에 사람이 더욱 붐볐다. 이는 더현대가 모든 매장에 예약방문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에 띌 정도의 인원수 차이는 발생했다.

게다가 더현대 인근의 경쟁 백화점에 이미 명품매장이 입주해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더현대 와 약 2.5km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타임스퀘어점에는 루이비통이 입주돼 있다.

게다가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는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별로 매장 수를 제한하고 있다. 수도권에는 이미 해당 브랜드 매장이 마련돼 있어 급하게 입주할 이유가 없다.

◇ 여의도 한복판에 MZ로 먹고산다?…젊은층 트랜도도 못읽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백화점 67개 점포 중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곳은 소수에 그쳤다. 신세계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성장을 거듭한 매장은 명품 라인업을 굳건히 갖췄다.

게다가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큰 소비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도 미지수다.

더현대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체험 시설을 갖춰 소비자가 더욱 머무를 수 있게 하며 구매를 유도했으나 실제로 구매가 얼마만큼 이뤄지느냐는 별개라는 뜻이다.

MZ세대는 오프라인의 경험과 동시에 온라인을 통해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성향을 지녔다. 이에 더현대에서 맛집과 편집샵을 통해 소비 행태가 이뤄지지만 비싼 구매인 의류나 잡화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더 크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내 연계효과를 기대하는 면이 크지만 MZ세대의 구매 연계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면서 “단순히 백화점 내 구경만 하고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이뤄지는 형태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이 내년 1조 매출로 전국에서 10위권에 들어올 것으로 자신한다. 외형과 수익의 제고에 핵심인 하이엔드 명품의 MD가 빠진 더현대. 개장빨에다 코로나19 보복소비에 들떠 있을 때가 아님은 '더현대'가 잘 알고 있어 보인다.  현대백화점의 플래그십 스토어 도약, '더현대 서울'을 보는 사방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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