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IPTV협회, CJ와 콘텐츠 사용료 논란 재점화
KT·SK브로드·LG U+, CJ ENM 사용료 인상에 불만
CJ ENM 강호성 "IPTV, 콘텐츠 사용료 지불 인색"
정부 중재 노력에도 업계간 갈등 격화 전망 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를 운영하는 업체와 콘텐츠 제공사인 CJ ENM이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관련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를 운영하는 업체와 콘텐츠 제공사인 CJ ENM이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관련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를 운영하는 업체와 콘텐츠 제공사인 CJ ENM이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관련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CJ ENM이 콘텐츠 사용료를 25% 이상 올리기로 결정하자 IPTV업계가 ‘비상식적인 인상요구’라고 반박한 것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지난 2일 'CJ ENM 비전 스트림에 대한 IPTV사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달 31일 개최된 CJ ENM의 글로벌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 발표에서 유료방송시장의 동반자를 폄훼하고 왜곡했다는 점에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CJ ENM의 비전을 선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근거 없는 예시와 수치로 언론과 국민을 현혹하고 오늘날 K콘텐츠의 성과를 CJ ENM과 티빙이 모두 독식하겠다는 발상을 봤다"며 "불과 며칠 전 논의했던 상생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오만과 욕심에 가득차 있다"고 비판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CJ ENM  제공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CJ ENM 제공

앞서 강호성 CJ ENM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종합유선방송(SO)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제공하고 있고, 영세 SO도 상당 부분을 콘텐츠 공급자에게 내놓고 있다"면서 "그런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IPTV는 인색하다"고 말했다.

이에 IPTV협회가 입장문을 통해 CJ ENM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도 CJ ENM과 IPTV협회 성명을 각각 발표하며 공개적인 설전을 벌였다.

IPTV협회는 CJ ENM이 주장한 콘텐츠 대가 지급이 인색하다는 주장에 대해 “IPTV사는 한해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수신료 매출 대비 48%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발표된 2019년 재산상황공표집을 인용해 CJ ENM이 IPTV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지급받은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콘텐츠 프로그램 사용료)은 2210억원으로, PP사업자(150여개)의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 중 3분의 1에 가까운 압도적인 규모이며, 2018년 대비 2019년도 방송 프로그램 제공 매출액 증가분의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IPTV사는 CJ ENM과 같은 대형 콘텐츠 사업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지상파 사업자에 콘텐츠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2019년에는 수신료 매출 대비 전체 콘텐츠 수급 비용으로 48%를 넘어서는 1조1712억원을 지불했다고 강조했다.

IPTV협회는 강호성 CJ ENM 대표가 "한국에서는 콘텐츠에 대한 대가로 제작비의 3분의 1 수준을 받는데 미국은 100% 이상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수신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돼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IPTV협회는 "CJ ENM이 시장 규모가 다른 일부 해외 미디어 시장 사례를 글로벌스탠더드라 주장하며 우리나라보다 유료방송 이용요금이 9배 이상 비싼 미국 사례를 들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미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사실상 이용자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면서 "CJ ENM이 글로벌을 타깃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와 재원 구조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이 같은 주장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국내 이용자의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의 갈등이 확산되자 주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조경식 2차관 주재로 업계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조경식 차관은 정부의 중재 의지를 밝히면서 규제 개선과 법제 정비를 약속했다. 동시에 "국민의 시청권 보호와 방송의 다양성 구현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령상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정부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줄지 않고 확장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CJ ENM은 정부의 중재 시도 이후 불과 나흘 만에 IPTV 업계를 재차 비판했고, IPTV협회도 "(CJ ENM이) 오만과 욕심에 가득 차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방송과 콘텐츠, 유통 등 산업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유료방송을 둘러싼 업계 간 수익 배분 마찰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IPTV 시장의 성장으로 유료방송의 수익성과 영향력이 과거 같지 않다. 반면 콘텐츠 업계는가 급성장하면서 수익배분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