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한화, P4G서 녹색경영 로드맵 공개
정의선 "자동차 생산·운행·폐기에 탄소중립 추진"
최태원, ESG 측정·인센티브·협력 메커니즘 제안
김동관, 탄소저감에 도움될 스마트 기술 제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특별세션에 연사로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특별세션에 연사로 참석했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자동차·SK, 한화그룹이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이하 P4G)’에서 녹색경영과 기후변화 대응 등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화두를 던졌다. 이들 기업은 국내 첫 환경 분야의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P4G는 포용적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지난달 30일에서 31일 사이에 개최됐다. P4G는 정부 기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파트너로 참여해 기후변화 대응을 달성하려는 국제 협의체다.

재계에서도 최근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행사에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먼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주요 기업인 중 가장 먼저 P4G 무대에 올랐다. 그는 P4G 행사 사전 행사로 열린 '지방정부 탄소중립 특별 세션'에 연사로 참가해 최근 현대차그룹이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세운만큼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고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앞으로 자동차 생산·운행·폐기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해 전 세계적인 순환 경제 사회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수송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전동화”라며 “현대차는 청정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고 전동화 전략에 따라 이미 전 세계에 13개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서울, 울산, 창원, 광주 등 주요 도시들이 수소전기버스 운영 확대를 위해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는 현재 수소버스 100여 대가 운행 중이며 올해에만 200여 대 이상이 추가 공급된다. 내년에는 국내 주요 도시의 쓰레기수거차량이 연료전지 트럭으로 바뀔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Green Growth 가속화를 위한 메커니즘'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Green Growth 가속화를 위한 메커니즘'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P4G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27일 P4G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ESG․ 그린 기술 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최태원 회장은 “환경문제 해결은 새로운 기업가정신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도 소명의식을 갖고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측정·인센티브·협력 등 기후대응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이어 "외부효과를 측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환경이슈에 대한 논의를 더 진척하기가 불가능하다.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광범위하고 경제적인 영향들을 화폐단위로 정량화해야 한다"며 "환경 외부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해 기업이 유발하는 환경문제를 관리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기업의 행동을 친환경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인센티브 시스템은 기업이 환경문제를 얼마나 해결했는지를 투자 성과에 비례해서 사후적으로 보상하는 방식”이라면서 “기업이 환경 이슈를 투자와 수익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폭제가 돼, 혁신적인 사업 발굴과 기술 개발의 가속화, 기업 가치 증가로 이어지고 친환경 사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센티브를 각 지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크레디트 형태로 시장화해 환경 보호 성과를 화폐화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인센티브에 따른 전 지구적 협력을 제시했다.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 기조연설에 나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제공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세션 기조연설에 나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한화솔루션 제공

한화그룹도 P4G에 참석해 친환경 행보를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P4G 기본세션 에너지 부문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김동관 대표는 우리나라 대기업 대표 중 유일하게 본회의의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보다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가스터빈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H2GT0), 빅데이터·AI를 활용한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등이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관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의 방법으로 수소 혼조 발전기술을 소개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 터빈에서 수소와 LNG(액화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 H2GT(Hydrogen To Gas Turbine)로도 불리우며 기존 LNG 발전보다 이산화탄소를 30% 이상 줄이고 산화질소의 배출도 막을 수 있다.

이외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김동관 대표는 그 사례로 한화솔루션이 지난해에 인수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를 소개했다. 젤리는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생산한 전력을 가장 효율적인 요금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남은 전력을 다른 곳에 판매하는 가상발전소(VPP) 운영을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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