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풀에이치 시행 '향남역 한양수자인' 땅값, 공시지가의 6분의 1 수준
김해 푸리지오 하이엔드· 양평 더샵 이어 힐스테이트 고진역도 의심 눈초리
청약광풍에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사업비 부풀리기 만연 예상
민영 고분양가 제재, 지자체 권한없다 '발뺌'도

◇'향남역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 현장. 단지와 서해로가 접하는 부분은 부출입구 뿐이며, 사진은 현장 서쪽의 서해로를 횡단하는 육교에서 촬영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시행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사진 현장)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스트레이트뉴스=이준혁 기자]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분양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내집마련 청약열기에 편승한 민영 아파트 건설사업의 아파트값 부풀리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횡행, LH 일부 직원 부동산투기 파문 이후 정부와 지자체의 조사가 공공택지뿐만 아니라 지자체 승인의 민간시행 택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중이다.

10일 화성시 등 지자체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리플에이치가 코리아신탁을 통해 개발신탁으로 시행하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 A1-1블록에 이 단지의 대지비가 900억원을 웃돌며 매입가(502억원)의 80%를 부풀려 400억원 내외의 차익을 실현 예정이다.

본보가 법원 등기소에서 확인한 결과, 이 땅은 2020년 6월 KB부동산신탁이 공매를 했으나 6차례 유찰 끝에 트리플에이치가 수의계약으로 모두 502억원에 낙찰했다.

하지만 화성시가 승인한 '향남역 한양수자인'의 입주자모집공고 상, 이 아파트 단지의 대지비는 900억원이 넘는다. 불과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대지비가 감정평가를 통해 수백억원 부풀려진 셈이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시행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시행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향남역 한양수자인'의 책정 대지비는 공시지가보다 턱없이 높아, 민간이 아파트건설사업의 폭리를 취하는 데 지자체가 눈감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한다.

이 아파트건설사업의 3.3㎡당 대지비는 607만원으로 공시지가 125만원(2021년 기준)의 5.63배나 높다.

특히 이 땅의 공시지가의 연간 상승률은 7.8%로서 시행사인 트리플에이치가 감정평가를 통해 인상한 대지비 인상률(80%)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시행사가 민간 아파트건설사업에 폭리를 취하고 인허가권자인 지자체가 묵인·방조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지난 3월 주택건설사업변경 시에 대지비가 매입원가가 아닌 감정가 기준으로 상향 조정됐다"라면서 "주변 시세와 분양가가 높을 시에 분양가 인하를 권고할 수 있으나, 이번 단지에는 권고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트리플에이치 관계자는 "이 아파트사업 매입가를 공개할 수 없다"라면서 "단지 건축비는 연약지반에 대비한 파일 공사비 추가와 함께 평면과 조경 등에 최신 설계를 적용하기 위해 화성시에 사업비 인상 내용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시행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지구에서 시행 중인 '향남역 한양수자인' 아파트건설사업이 대지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수백억원의 폭리를 취하면서 인근 집값 상승을 앞장서 견인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민간아파트 시행 대지비가 공시지가의 3~4배가 넘는다면 비정상이다"면서 "감정가가 부풀려졌거나 공시지가가 지나치게 축소된 것이어서 시행사와 지자체 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문도 연세대 교수는 "민간 시행사들이 청약열기에 편승, 감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터무니없는 대지비를 제시, 이를 지자체가 승인하는 게 현실이다"면서 "내년 민선 지자체장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파트 사업비 부풀리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LH 일부 직원의 부동산투기를 계기로 전국 합동조사를 실시했으나, 지자체 공무원의 투기의혹을 한 건도 밝혀내지 못한 이유가 공공택지에 국한했기 때문이다"면서 "주택건설사업의 계획승인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인허가권자, 지자체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은 민간택지에서 조사해야 제대로된 조사라고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청약열기를 틈탄 민간 택지개발사업에 대지비 부풀리기는 화성 향남읍 상신지구 '향남역 한양수자인'에 그치지 않는다.

금호건설의 '홍천 금호어울림'은 대지비가 매수가와 공시지가의 6배와 10배가 넘는다. 경기도 양평의 '더샵 양평 리버포레', 강원도 정선의 '벨라시티' 경남 김해시의 '김해 푸르지오 하이엔드 2차' 등 민간 아파트건설사업은 지자체 비호하에 땅값이 금값으로 둔갑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용인 처인구의 고림진덕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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